경산 고교생 자살 “친구들 앞에서 노출까지…”

경산 고교생 자살 “친구들 앞에서 노출까지…”

기사승인 2013-03-14 14: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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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경북 경산에서 자살한 고교생이 중학생 때부터 폭력에 시달린 사실을 학교가 알았지만 아무 조치도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동안 전혀 몰랐다는 학교 측의 공식입장과 정반대 결과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학교폭력으로 숨진 최군(15·고교 1년생)이 2011년 여름, 가해학생에게서 발로 걷어차였고 담임교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담임교사는 “최군이 가해학생에게 맞아 멍이 생겼다”고 어머니에게 알렸지만 추가 학폭 사실을 조사하는 등 대책을 세우진 않았다.

중학교 측은 “이 해 학폭위를 네 차례 열었지만 최군 피해사실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교감은 “담임교사로부터 학교 폭력에 관해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며 “최군과 관련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군 어머니(47)는 “결국 학교가 방치한 폭력이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면서 “학교지킴이도 정문 앞 경찰도 다 보여주기식 이었다”고 울부짖었다.

이와 함께 최군이 중학교 시절에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성기를 내보이는 수모를 당했다는 진술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수사 중간브리핑을 통해 “최군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11년 7월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 권모군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성기를 꺼내보이라는 요구를 받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진술을 최군 중학교 동기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군에게 강제로 성기를 꺼내 보이게 한 권군은 최군이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학생이다.

권군은 경산지역에서 소위 ‘일진’으로 불릴 만큼 위세가 대단했다는 게 주위 학생들의 증언이다.

숨진 최군의 중학교 동기 김모군은 “권00이 중학교 시절 ‘짱’으로 통했으며 7~8명이 몰려다니며 학생들 돈을 뺏거나 폭행을 일삼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만간 권군을 비롯해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5명을 이번 주 안에 불러 최군에 대한 폭행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최군과 같은 중학교를 나오고 같은 고교에 진학한 학생 18명을 상대로 폭행 관련 설문조사를 하는 한편, 최군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곧 공개할 방침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최군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이 확인되고 설문조사결과가 마무리되면 15일부터 가해학생들에 대한 본격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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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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