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12시부터 1시 30분 사이, 영남대 법정관 주변에는 10여명의 금연홍보 피켓을 든 여학생들과 띠를 두르고 긴 집게를 든 남학생들이 어김없이 나타난다.
이들은 진행 중인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묵묵히 건물 주변을 돌아다니며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줍는다.
금연구역에서 흡연 중인 학생들이 눈에 띄면 말없이 다가가 금연홍보 피켓을 보여준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다. 법정관을 함께 쓰는 행정학과, 정치외교학과,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그리고 정치행정대학 학생회가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매일 한 시간씩 돌아가며 금연 및 청결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매주 월·금요일은 단과대 학생회, 화요일은 행정학과, 수요일은 정치외교학과, 목요일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가 각각 맡았다.
“우리가 쓰는 건물인데 우리 손으로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손준형(23·3학년)씨는 “비흡연자의 권리 못지않게 흡연자의 권리도 존중돼야 하니까 무조건 금연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된 흡연구역을 지켜주면 좋겠다는 거죠.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면 모두가 행복해지겠죠”라며 밝게 웃었다.
이날 캠페인을 함께 펼친 박세린(20·여·2학년)씨도 “‘나부터 지킬 것은 지킨다’는 마음자세가 학교 전체로 확산되면 좋겠다”며 “시간 나는 대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영남대 정치행정학과 학생회는 하이힐을 신고 등교한 여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실내화 대여사업도 펼치는 등 행복한 캠퍼스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