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성공, 한류 틀 벗어나…미래 위해 국가 대책 유통망 필요”

“싸이 성공, 한류 틀 벗어나…미래 위해 국가 대책 유통망 필요”

기사승인 2013-03-22 10:17:01

[쿠키 문화] 가수 싸이의 열풍은 한류 열풍의 일부일까? 그리고 싸이 이외의 가수들은 해외 진출에 실패한 것일까? 싸이의 열풍이 뜨겁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열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준비가 필요하다.

KBS 한류추진단(단장 오세영)은 21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PSY Before & After- 한류 지속발전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가수 싸이 열풍을 중심으로 한류의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서는 싸이 돌풍의 본질과 배경을 분석하고, 싸이가 난공불락인 것처럼 보였던 미국 시장까지 점령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류의 문화적 흐름을 뒤바꾸어 놓은 싸이 열풍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전 세계적인 인기를 가져온 문화 현상으로 분석됐다.

발제자로 나선 경희대 영미문화학과 이택광 교수는 싸이의 열풍에 대해 “싸이는 엄밀히 말하면 기존의 한류와 다른 것이라 말할 수 있다”라며 “역설적으로 싸이의 성공은 한류라는 틀을 벗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며 기획된 상품이 아닌, 우리 문화 콘텐트의 소비 현상이 세계로 퍼져 나간 특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JYP나 SM을 중심으로 많은 가수들이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미국 팝음악을 그럴 듯하게 흉내 낸 모조품이 가까웠다”라며 “싸이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서 유쾌함을 선사했다는 점이 성공 요인이다. ‘상품’이 아닌 전혀 새로운 코드였고, 한국적이기까지 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싸이가 의도했을리는 없지만, 그의 성공은 어떤 통념에 대한 훌륭한 본보기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유투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유투브는 강고하게 보였던 미국 시장의 진입장벽을 뚫는 역할을 해냈다”라며 “노래가 단순히 흥겨운 음악성만을 내세웠다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의 한류를 주도했던 아이돌 가수와 싸이의 성패 비교는 무리한 지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큐브엔터테인먼트 박충민 대표는 “보아나 원더걸스 등 다른 가수들이 꼭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성공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라며 “자신의 스타일이 있는 것이고, 일단 뚫고 들어가 해보는 시도를 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분석했다.

이택광 교수는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혼종성 자체를 담아낼 때 한류를 비로소 자신의 특이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는 이미 다양성으로 구성돼 있다. 그 다양성 자체를 흉내내기보다 그 다양성에 다른 하나를 보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싸이의 성공이 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또한 “기획사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좀 더 국각적인 대책들이 필요하다”라며 “제작에 국가지원을 할 것이 아니라 유통망을 확보하는 일에 국가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K팝 등 차세대 한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적 성숙도와 국가 브랜드의 제고 등이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포항공대 창의 IT융합공학과 김진택 교수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장 도준호 교수, 키노33의 이규창 대표, 서병기 코리아헤럴드 기자도 함께 참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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