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신동빈 회장 사임…유통 수난 시대

롯데쇼핑 신동빈 회장 사임…유통 수난 시대

기사승인 2013-03-24 16:21:01
[쿠키 경제] 새 정부 취임 이후 유통업계 오너들이 잇따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 22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 이마트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만에 신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06년 3월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선임돼 7년간 자리를 지켰다. 롯데쇼핑은 이에 따라 기존 4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롯데 측은 “계열사별 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롯데쇼핑의 경우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몰아줘야한다는 의견이 많아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세계 정 부회장이 경영전문화를 이유로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직후 롯데 신 회장도 같은 이유로 물러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경영방식을 바꾸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유통업계 압박이 심해지면서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법적 책임을 지는 방식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에 대해서도 사법부가 예외 없이 실형을 선고하면서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서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노조 관련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신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아 약식기소 됐다가 정식 재판에 회부돼 다음달 26일 첫 공판을 받을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정부가 대기업을 압박하는 상황에서는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떠안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임세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