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리더 ‘운도녀’ 눈물짓게 만드는 그것은?

패션리더 ‘운도녀’ 눈물짓게 만드는 그것은?

기사승인 2013-03-26 13:47:00

신발 속 숨겨진 ‘못난이 발’ 무지외반증… 조금만 걸어도 피곤하고 발 통증 지속된다면 정확한 검진 해봐야

[쿠키 건강] #패션에 민감한 회사원 박모(34·여)씨는 작은 키가 콤플렉스여서 대학교 이후 꾸준히 킬힐을 신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발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발 건강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피스 룩에 운동화를 신는 ‘운도녀’가 됐다. 운동화를 신으면 휘어진 엄지발가락도 펴지고 통증도 사라질 거라 생각했지만, 한 번 생긴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박씨는 ‘무지외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꽁꽁 싸매느라 참아왔던 패션을 뽐내듯 아직 큰 일교차로 쌀쌀한 날씨임에도 여성들은 제법 얇은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여성들의 패션의 완성은 ‘킬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구두시장엔 밝은 색의 킬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올 봄, 무엇보다 돋보이는 패션 아이템은 운동화다. 최근 한 패션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60%가 캐주얼을 입고 이에 따라 구두대신 운동화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장이나 오피스 룩에 운동화를 매치한 패션 트렌드가 등장하며 운동화를 신은 도시남녀라는 뜻의 ‘운도남’, ‘운도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처럼 운동화가 사랑 받는 이유는 단연 건강한 발을 위한 ‘편안함’에 있다. 그러나 이제 서야 편안함을 위해 운동화를 찾는 이들의 운동화 속 발을 보면, 마냥 건강한 발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발을 압박하는 신발이나 킬힐을 신는 습관으로 고통 받던 발의 진정한 속사정에 귀를 기울여보자.

◇킬힐의 높은 굽과 좁은 앞 코, 지속되는 발 압박 ‘무지외반증’불러와= 높은 굽을 자랑하는 킬힐은 바디라인을 살려주고 키가 커 보이게 만들어 주는 여자들만의 특권이다. 하지만 킬힐의 경우 워낙 높은 굽에 의해 자연스럽게 몸이 앞쪽으로 쏠리며 앞 발 볼과 발가락이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킬힐을 즐겨 신는 사람 3명 중 1명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무지외반증을 가지고 있다. ‘못난이 발’이라고도 불리는 무지외반증은 쉽게 말해 엄지발가락(무지)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변형(외반)을 말하며 엄지발가락이 휨과 동시에 엄지발가락이 갈라지는 뿌리부분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엄지발가락 관절면의 각이 큰 경우나 평발, 넓적한 발, 과도하게 유연한 발을 가진 경우 등이 유전적인 원인이며, 킬힐이나 신발코가 좁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나 외상 등을 후천적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킬힐의 대중화와 함께 유전적인 원인이 없더라도 후천적 원인만으로도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점 휘는 발가락과 통증, 심해지면 무릎과 발목에까지 무리 갈수 있어= 무지외반증은 예전에는 중년 이상의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었지만 킬힐을 신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발병 연령대가 점점 앞당겨 지고 있다. 무지외반증의 초기증상은 통증이 나타나는 것인데 엄지발가락 부위가 신발에 자극을 받아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과 겹쳐지면서 두 번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을 올라타기도 하고, 발 모양의 변형을 일으킨다. 흔히 발은 외부에 드러나는 부위가 아니기 때문에 이상신호가 와도 넘어가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무지외반증을 방치할 경우 걷는 자세도 불편해지고 발이 금세 피로해지며 허리와 무릎, 발목에까지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은 외형적 변형만으로 발병여부를 가늠 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찰 및 방사선 촬영 검사가 필요하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무지외반증의 변형이 심해지면 단순히 발 모양만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 발가락 사이의 관절인 지간관절이 탈구돼 발을 디디기 어려운 통증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발의 모양이 눈에 띄게 변형된 경우에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완치는 물론 재발률을 낮춘 환자별 맞춤 절골술로 잡아= 발 모양의 변형이 발견되지 않고,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거나 굳은살, 염증 등이 발견되는 초기 무지외반증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이나 기능성 신발에 깔창을 끼거나 보조기나 교정기를 착용함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발의 변형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는 근본적으로 엄지발가락이 휘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어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지외반증의 최상의 치료법은 수술 치료로 알려져 있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주로 돌출된 뼈를 깎고 휘어진 부분을 원래대로 돌려주는 방법인 맞춤 절골술을 시행한다. 맞춤 절골술은 환자마다 뼈의 튀어나온 정도와 뼈 모양과 주변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수술법으로 재발률이 낮은 수술로 알려져 있다. 김창우 대표원장은 “맞춤 절골술은 높은 완치율과 재발률이 낮은 수술법으로 수술 다음날부터 목발이나 깁스 없이도 보행이 가능하다”며 “수술 시간은 30분 내외이고, 부분 마취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고, 회복 또한 빠르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수술 부위가 완전히 치유되기 전까지 6주정도 엄지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발 볼이 넓은 편안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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