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국제] 릭 라이언(67). 미국 LA 머피 카운티에 거주하며 은퇴한 철강 노동자다. 사회보장 연금으로 생활한다. 그는 매일 걷는다. 자신의 악몽을 이기기 위해, 또 지금 막 전쟁터에서 불구가 되어 돌아온 아들뻘 전우들을 위해.
미 LA타임스는 26일자 1면에 “베트남전 악몽과 싸우며, 그는 참전 용사들을 위해 걷는다”란 제목으로 라이언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미 해병으로 베트남전에서 복무한 라이언은 지난 2년간 불편한 무릎으로 외로이 걸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불구가 돼 돌아온 군인들의 수술비 1만9000 달러를 지원했다.
모금 비결은 이렇다. 라이언은 자신이 걸을 때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주면 25센트씩 마음 속에 적립한다. 하루 십여 킬로미터를 걷고 난 뒤엔 은행으로 직행한다. 그리고 하루 평균 자신의 돈 10~15 달러를 적립한다. 그걸 모아 ‘UCLA 오퍼레이션 멘드’에 보낸다. 오퍼레이션 멘드는 2007년 로널드 레이건 UCLA 의료센터와 지역 군 병원들이 합심해 세운 상이군인 재활수술 전문 파트너십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팔 다리 등이 잘라져 나간 군인들에게 무료로 외과 복원 수술을 해주고 있다.
아직도 해병 상고머리를 하고 있는 라이언은 고장나버린 무릎 관절을 지녔지만 걷기 스틱을 짚고 걷는다. 야광 오렌지색 조끼는 매일 그를 마주한 지역 사업가가 혹시 자동차에 사고를 당할까봐 선물해 줬다. 라이언은 그 위에 해병 마크를 덧댔다.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는 오늘도 걷는다. “You've lost that love feelin'~”
라이언의 걷기는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 친절한 남자는 다른 한편 섬광과도 같은 분노를 보여주곤 했다. 그가 기분이 나쁘면 가족들은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점을 잘 안다. “라이언은 사랑스러워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베트남 참전 아빠와 함께 커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게 됐죠.” 라이언과 43년간 결혼 생활을 한 부인 조앤의 말이다.
걸으며 라이언은 자신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인정하고 치료받게 됐다. 2주에 한번씩 화요일에는 걷기를 멈추고 집에서 35마일 떨어진 보훈병원에 가서 분노조절 상담을 받는다. 이를 졸업하면 다른 20명의 같은 증후군 참전용사들과 함께 그룹 카운슬링을 할 예정이다.
라이언은 “사람들이 내게 말을 하더군요. 당신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걷기(Walking)와 주기(Giving)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내놓는 돈이 작은 액수라는 점도 언급했다. 세계적 자동차 기업 GM은 한 명의 상이군인을 수술할 때마다 카마로를 경매에 부쳐 오퍼레이션 멘드에 33만 달러를 보내오기도 한다. 라이언은 “그에 비하면 제가 내놓는 돈은 수술 받으러 오는 군인이 공항에 오기위한 기름값 정도 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라이언은 세계적 자선가들에게 최면을 걸고 있다. 오퍼레이션 멘드 창설 당시 100만 달러의 종잣돈을 내놓은 LA의 자선가 론 카츠는 라이언의 행위에 대해 “그가 주는 돈은 희망에 대한 매우 소중한 기부”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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