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서울 성북동에 사는 72살 강모(여)씨는 자녀와 떨어져 혼자 사는 노인이다. 아직까지 거동에 불편함은 없지만 강씨는 요즘 삶이 고통스럽다.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과 참기 힘든 소변 마려움 등 만성방광염 증상 때문이다. 최근에는 소변이 새어나오는 요실금 증상까지 나타나며 외출하기도 어려워졌다.
강씨와 같이 혼자 지내는 소외된 노인들은 방광염과 같은 만성질환에 걸려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 자녀들에게 혹시나 짐이 될까봐 증상이 나타나도 참는 경우가 많고 치료를 받고 싶어도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방광염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면 항생제 처방으로는 호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암이나 당뇨와 같이 생명에 위협은 없지만 실제 방광염이나 전립선염 등 만성질환은 많은 노인들에게 발생하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트린다. 증상이 계속해 반복되고 상당한 고통을 주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자살충동 등 정신적 문제까지 연결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소외된 노인들은 제대로 된 검사나 치료를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 급성방광염이나 전립선염이 아닌 오랫동안 진행된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균의 감염으로 인한 문제이기 보다 신체 기능 저하와 관계가 깊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박사는 “나이가 들면 방광이나 전립선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방광염이나 전립선염이 발생하기 쉽다”며 “잔뇨, 빈뇨, 야간뇨 등 소변장애와 통증은 이러한 질환들의 대표적 증상으로 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준다”고 말했다.
밤마다 잠에 들지 못하고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불편은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만성방광염과 전립선염을 치료하기 위해 방광과 전립선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한약을 처방한다. 또한 훈증, 좌훈, 침, 뜸 등 보조치료로 치료 효율을 높인다.
오랫동안 만성질환을 겪은 노인들은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많이 약화됐기 때문에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이나 성생활은 치료에 도움이 된다. 자주 속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자주해 몸을 청결히 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위의 관심. 자식들이 부모에게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는지 수시로 묻고 문제가 있다면 함께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물론 부모들도 주위에 숨기기보다 큰 불편을 주는 질환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