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한·일전] 농심 육개장사발면 VS 일본 닛신 컵누들

[컵라면 한·일전] 농심 육개장사발면 VS 일본 닛신 컵누들

기사승인 2013-04-05 08:40:01


[쿠키 생활] 컵라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간편식 선호 경향 때문에 컵라면의 매출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간식의 개념에서 이제는 어엿한 ‘한끼식사’로 자리잡은 대한민국 컵라면은 그 종류만 해도 120여 가지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컵라면은 육개장사발면이다. 일본에선 전통의 컵누들이
일등이다. 컵누들은 71년 세계 최초의 용기면으로 탄생해 지금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육개장사발면과 컵누들은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녔다. 뭐가 더 맛있을까.

◇30년 이상 장수브랜드. 국가대표 컵라면

1982년 국내 최초로 ‘사발 형태의 용기면’으로 출시된 육개장사발면은 차별화된 맛과 콘셉트로 30여년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오고 있는 대한민국 장수 브랜드다. 농심에서 현재 판매하는 라면 중에서도 가장 오랜됐다.

‘육개장사발면’은 밑면이 넙적한 한국의 국사발 형태로 이름처럼 얼큰한 육개장맛이 특징이다. 한국 전통의 모양과 맛을 지녔다. 그 덕에 그동안 40억개(약 1조3000억원)가 팔린 한국 컵라면의 자존심이자 역사다.

반면 ‘컵누들’은 일본 최초의 컵라면으로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라면을 개발한 닛신이 만들었다. 컵누들은 1971년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200억개 이상 팔린 그야말로 라면계의 베스트 & 스테디 셀러다.(알다시피 한국보다 일본이 인구면에서 3배정도이고, 출시연도 또한 컵누들이 10년 이상 앞섰다.)

재미있는 사실은 컵누들이 출시된 1971년 일본 1인당 국민소득과 육개장사발면이 출시된 1982년 한국의 소득이 약 1700달러로 서로 비슷했다는 것이다. 컵라면의 탄생에는 나라의 산업화, 도시화 수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얼큰한 소고기맛VS고소한 돼지고기맛

육개장사발면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 육개장 맛을 재현한 컵라면이다. 얼큰한 소고기 육개장에 당근, 파 고추 등을 첨가해 깊은 맛을 우려낸 제품으로 출시 당시 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당시에는 보양식으로 여겼던 육개장을 편리하고 색다르게 먹을 수 있다는 특별함도 한 몫 했다. 제조회사인 농심은 30년 전 출시된 맛을 그대로 지켜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컵누들은 고소한 돼지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하고 큼지막한 새우건더기로 시원한 해물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육개장사발면이 얼큰한데 반해 컵누들은 고소하고 시원한 맛이다. 컵누들을 제조하는 닛신은 카레맛, 해물맛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미국의 햄버거와 같은 존재 VS 10년 후에도 팔릴 스테디셀러

육개장사발면은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 공식 지정라면으로 당시 전 세계인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특히 88 서울올림픽 당시 미국 NBC 방송에서 ‘미국의 햄버거에 비견되는
식품’이라고 소개될 만큼, 육개장사발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여겨졌다. 그 당시 육개장사발면의 시장점유율은 60%였다.

컵누들도 강력한 브랜드파워로 ‘일본라면=컵누들’ 공식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2012년 일본의 유통전문지 ‘닛케이 트렌드’에서 발표한 ‘10년 후에도 잘 팔릴 스테디셀러‘에서도 닛신 컵누들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육개장사발면과 컵누들. 이 두 제품 중 어느 것이 낫다라는 평가는 한일 양국의 입맛이 서로 달라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다만 3,40년간 양국의 컵라면 시장을 장악해 왔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맛이 그 나라 국민의 입맛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맛을 글로 알 수 없다. 백견이불여일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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