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5일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낙지를 먹다 질식사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낸 혐의(살인)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A(3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A씨의 절도 혐의 등은 일부 유죄로 보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0년 4월19일 새벽 인천의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 B씨(당시 22세)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뒤 B씨가 낙지를 먹다 숨졌다고 속여 사망 보험금 2억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을 경우 본능적인 저항으로 얼굴 등에 상처가 남게 된다”며 “당시 건강한 20대 여성이었던 피해자 몸에 흔적이 있었다거나 저항조차 못할 정도로 의식이 없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의학자들은 피해 여성의 몸에 낙지가 들어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산낙지가 목에 걸리면 고통 때문에 몸에서 빼내려고 하는데 이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검사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어 살인 혐의 및 살인을 전제로 하는 보험금 편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심폐기능이 정지됐을 당시 각종 조사나 검사, 부검이 이뤄졌으면 정지 원인을 밝힐 수 있었는데, 당시 경찰은 타살 의혹이 없다고 보고 아무런 조사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험금 등 범행 동기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여자친구 사망과는 관계없이 피고인이 승용차에 있던 현금 등을 훔친 일부 절도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고 자백했다”며 전과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정현수 기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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