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립종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한관종은 가수 이효리의 피부질환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흔히 한관종을 비립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비립종은 피지 또는 각질 덩어리가 피부 속에 쌓여 흰색, 노란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한관종은 땀이 나오는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는 것으로 진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뿌리가 깊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개수가 점점 늘어나고, 커지면서 합쳐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개수가 적은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한관종의 발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사춘기 이후의 여성, 특히 30~40대 중년 여성의 눈 밑에서 흔히 발생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늘어나며,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 발병 시기가 빠르고 증세도 심하게 나타난다.
한관종은 주로 타인의 눈길이 가장 먼저 닿는 눈가에서 발생하며, 더 넓은 부위에 나타나는 타입도 있다.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도 않고 또한 갑자기 번지면서 눈 주위의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방치하면 더 심해져 피부가 지저분해 보이고 화장도 잘 받지 않아 미용상으로도 큰 고민인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가려움증이 있거나 피곤하면 더 두드러져 보인다.
한관종을 손으로 함부로 짜거나 바늘로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피부에 흉터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흉터를 줄이면서 한관종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핀홀법’을 이용한 레이저치료다. 기존 치료는 피부를 깎아 종양조직을 파괴하는 데 중점을 둬 조직손상, 흉터,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이 치료법은 프락셔널 탄산가스(CO2)레이저를 추가로 이용해 피부를 깎는 대신 구멍을 내어 한관종의 깊은 부위까지 열손상을 주면서도 주위의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피부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다. 따라서 흉터도 작게 발생하며 시술 후 1~2일 후부터는 세안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 불편을 줄인 것이 장점이다. 이 치료법은 2011년 연세스타피부과와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 공동으로 미국피부외과학회지(Dermatologic surgery)에 발표되기도 했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한관종은 방치하게 되면 크기와 개수가 늘어나 치료가 번거로운 난치성 피부질환”이라며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개선한 핀홀법으로 치료한다면 흉터발생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간편히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