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B1·B2·B6·H·D, 모발의 성장과 탈락에 관여… 과도한 비타민 섭취는 오히려 독(毒), 적당히 섭취해야
[쿠키 건강] 비타민은 매우 적은 양으로도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는 필수적인 영양소다. 소량으로 신체기능을 조절한다는 면에서 호르몬과 유사하지만 비타민은 내분비기관에서 합성되는 호르몬과 달리, 외부로부터 섭취를 해야 하는 영양소다. 체내에서 전혀 합성되지 않기도 하고, 설령 합성되더라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용성과 수용성으로 나눠 다양한 종류를 통해 우리 몸의 기능을 조절하는 비타민은 아주 소량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비타민의 역할을 매우 다양하지만 특히 최근 매년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인 ‘탈모’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원장(미국모발이식전문의)은 “비록 비타민이 탈모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모발의 성장과 퇴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탈모에 영향을 끼치는 각각의 비타민 종류의 특성을 고려한 식단을 짠다면 탈모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용성 비타민 B1·B2·B6·H, 지용성 비타민 D, 모발의 성장과 탈락에 영향 미쳐= 그렇다면, 어떤 비타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탈모에 영향을 미칠까?
먼저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비타민 중 비타민 B1, B2, B6, H를 눈 여겨 봐야 한다. 비타민 B1은 부족할 경우 피부샘의 분비물이 지나친 상태, 즉 지루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이 지루가 두피에 발생하면 각질과 피지가 쌓여 지루성 두피염을 유발하고, 이는 탈모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특히 지루성 두피염으로 인한 탈모는 유난히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비타민 B1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콩, 참깨, 효모 등 곡물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리보플라빈이라고 불리는 비타민 B2는 모낭 세포의 재생과 성장에 관여해 발모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비타민 B2가 부족하면 모발의 신진대사가 떨어져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유제품, 녹색채소 등을 통해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B6는 탈모를 유발하는 모낭 물질은 제어하고, 발모는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아연 성분과 함께 우리 몸에 흡수되면 발모 효과가 탁월하다. 아연은 근육과 골격을 성장시키고, 면역 강화 기능을 담당하는데 통곡물에 많이 함유돼 있다. 또한 비타민 B6는 피지 방지 효과도 있어 지루성 두피염으로 인한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비타민 B6는 닭고기, 난류 등 동물성 식품과 현미, 대두, 귀리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비오틴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 H는 단백질로 구성된 모발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모발이나 손톱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모발이 희어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하는데 만약 비타민 H가 부족하면 탈모 또는 백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호두, 땅콩, 시금치 등을 통해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지용성 비타민 D도 탈모와 상관관계가 있다. 특히 비타민 D는 원형탈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실제로 비타민 D 수용체 이상이 원형탈모의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원형탈모가 있는 환자에게서 비타민 D 수용체의 생성이 정상인에 비해 그 정도가 크게 감소됐다. 또한 전두탈모 및 범발형 탈모 환자들의 경우 이러한 비타민 D 수용체의 발현 저하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따라서 원형탈모가 있는 사람의 경우 모발재생에 효과가 있는 연어, 우유, 달걀과 같은 비타민 D가 함유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결핍되지 않을 만큼 적당히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 생활습관 개선 병행은 필수= 이처럼 비록 소량이긴 하지만 비타민은 종류별로 모발의 성장과 탈락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되듯 탈모 예방에 좋다고 무작정 비타민 섭취를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육류를 비타민이 함유돼 있다는 핑계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동물성 지방질이 포화상태가 돼 모근의 영양공급을 방해하고 피지 분비를 늘려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타민을 섭취할 때는 결핍이 되지 않을 만큼 적당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비타민뿐만 아니라 각종 영양소를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탈모 예방은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최소화하고,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해야 하며, 머리는 하루에 한 번 꼭 감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탈모는 한 번 시작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만약 두피가 심하게 간지럽거나 하루 100개 이상의 모발이 빠지는 등 이상이 느껴진다면 하루 빨리 탈모 전문 병원을 찾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탈모를 악화시키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