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윤진숙 “식물장관? 어처구니없다”
[쿠키 단독 포착] 청와대가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 강행 절차에 돌입했다.
국민일보가 15일 국회 의안과에 확인한 결과 청와대는 국회에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는 요청안을 제출했다. 청와대가 국회에 보내달라고 요청한 기한은 두 후보자 모두 16일까지이다. 이는 인사청문회법 제 6조에 규정된 절차로, 청와대는 17일부터 두 후보자를 언제든 임명할 수 있다.
두 후보자는 모두 인사청문요청안에 대한 국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윤 후보자는 신설부처 주무 장관으로서의 정책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최 후보자는 야당에 의해 도덕성 논란이 제기된 터였다.
청와대가 여야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 강행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여야청 만찬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이어가던 상황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박근혜 정부 출범 50일이 넘도록 임명되지 못하고 있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이날 갑자기 라디오에 나왔다. 2일 인사청문회 이후 잠적한 지 2주일 만이다. 정책 능력 부족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조차 타박을 받고, ‘스스로 언론에 나와 다시 한번 자질을 검증받으라’는 굴욕성 조언까지 들은 그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직접 출연했다.
윤 후보자는 먼저 ‘지난 2일 청문회 이후 언론에 등장하지 않다가 스튜디오까지 나오게 된 배경이 뭐냐’는 질문에 “청문회 준비가 충분치 못해 논란이 있고, 청문회 이후 국민께서 상당히 우려하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며 “늦었지만 사과를 드리고 해명도 좀 필요할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손 전 아나운서는 “인터뷰 요청을 계속 드리긴 했었는데, 직접 나오실 줄은 예상 못했다”고 했다. 보통 정치인과 주무장관 등은 바쁜 일정을 감안해 전화연결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윤 후보자는 신설 해수부 장관의 3대 자질로 전문성, 정책입안 및 정무 능력을 꼽았다. 그는 이 가운데 “정무적인 능력이 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스스로 17년간 해양수산 관련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전문성과 정책입안 능력에선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아나운서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윤 후보자는 임명 되더라도 식물장관이 될 것이다 라고 했다”고 전하자, 윤 후보자는 “그건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어처구니’는 흔히 맷돌을 돌릴 때 쓰는 손잡이를 가리키는 말로 이게 없다는 건 정말 어이없다는 뜻이다. 많이 속상한 윤 후보자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장관의 정무 능력 1순위는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여당 원내대표와 감정싸움을 하면 신설 부처의 예산과 정책을 제대로 지켜내기 쉽지 않다. 이를 감안한 듯 손 전 아나운서는 “앞으로 이 의원과 대화하실 기회가 많을 텐데 두 분이 어떤 의견으로 부딪칠지 궁금하다”고 코멘트 했다.
윤 후보자는 이전엔 정치인과 관료 출신이 해수부 장관을 맡으면서 지역이기주의와 이해집단의 민원에 휘둘려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다 매립과 치어 보호 사례를 들면서 “과학적 판단보다는 지역이나 정치적 배려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했다.
‘청문회를 왜 그렇게 못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학술토론 세미나에는 익숙한데 청문회는 좀 달랐다”면서 “아마 그게 굉장히 긴장되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신설 해수부의 위치가 어디여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윤 후보자는 “세종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의 김경재 전 수석부위원장은 해수부의 호남 유치를 강력 주장했고, 이에 새누리당 부산 출신 의원들이 결사반대하는 상황도 벌어졌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삼면이 바다인데, 어느 한쪽으로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중앙부처가 있는 곳에 같이 있어야 시너지효과가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김현길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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