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충치나 치주질환이 심해 치아가 많이 상하거나 잇몸이 흔들려 치아가 빠지거나 뽑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치아를 잃은 상태에서는 임플란트가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치아를 뽑기 전이거나 충치가 심하더라도 뿌리가 건강하다면 치아를 살려 사용하는 데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다.
치아를 살리는 치료는 장비보다 전문의의 숙련된 기술력이 필요함과 동시에 긴 치료시간을 요하는 등 치과 치료에서도 어려운 시술에 속한다. 때문에 치아를 살리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기능과 안전성, 치아의 수명 등을 고려했을 때 가능하다면 치아를 살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명우천 지오치과 수원점 대표원장(치주과)은 “관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임플란트의 수명은 보통 15~20년으로 알려져 있고 교체를 필요로 한다”며 “하지만 치아를 살려 관리를 잘 해준다면 오랜 기간 본인 치아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능한 치아를 살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심한 충치에도 뿌리가 살아있거나 잇몸을 재생시킬 수 있는 상태라면 임플란트 전 단계에서 자연치소생술과 잇몸재생술 등을 통해 치아를 살릴 수 있다.
◇치아 뿌리만 건강하다면, 치아 이동 시켜 살리는 ‘자연치소생술’= 자연치소생술이란 심한 충치나 외상으로 치아는 상했지만 잇몸에 뿌리가 남아있는 경우 치아를 뽑지 않고 뿌리를 이동시켜 치아를 살리는 치료법이다. 치아 뿌리를 잇몸 위쪽으로 이동 시킨 후 인공치관(보철물)을 씌워 치아를 살린다. 충치가 심해 치아가 많이 썩었더라도 잇몸 속 뿌리가 살아있다면 치아를 살려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자연치소생술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충치가 잇몸 경계선 부위 기준으로 아래 5㎜ 이하로 썩었거나 외상으로 치아 뿌리가 1/2 이하로 부러진 경우 가능하다. 또 충치로 치아 신경이 손상된 경우라도 신경치료를 통해 치아 뿌리를 살릴 수 있다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잇몸 아래 5㎜ 이상 치아 뿌리 깊숙이 썩어 흔들려 빠질 정도거나 외상으로 치아 뿌리의 1/2 이상 부러진 경우, 뿌리가 여러 개인 어금니의 경우에는 시술이 어렵다. 이 때는 치아를 발치한 후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치아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자연치소생술 후에는 치아뿌리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갈비를 뜯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긴 치료시간 등 힘든 과정을 통해 치아를 살린 만큼 평소 양치 관리와 정기검진 등을 통해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본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녹아버린 잇몸, 인공 뼈 채워 재생시키는 ‘잇몸재생술’로 회복 가능= 잇몸질환은 치아상실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치아를 받쳐주는 잇몸이 염증으로 인해 뼈가 녹아 약해지면 치아가 흔들리다가 뿌리째 빠지게 된다. 보통 잇몸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고 여기지만 손상 정도에 따라 잇몸재생술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고 치아 역시 살릴 수 있다.
잇몸재생술은 녹아서 부족해진 치조골을 인공뼈로 채워 잇몸을 재생시키는 치료법, 즉 닳아 없어진 잇몸을 새로 만드는 치료다. 기존 잇몸뼈와 잘 결합될 경우 흔들리던 치아도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 있다. 또한 치아 사이에 꽉 들어차 있던 잇몸이 녹아내리면서 치아가 길어지고 앙상하게 남아 보기 싫은 경우 잇몸재생술을 통해 잇몸 모양을 회복하고 선을 예쁘게 다듬어 줌으로써 심미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치근을 따라 고름이 형성되는 치주 농염 등 치주염이 너무 심하면 인공 뼈를 넣어도 녹아버려 잇몸재생술이 어렵다. 따라서 평소 철저한 구강 관리와 정기 검진을 통해 충치 및 치주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치소생술, 잇몸재생술을 통해서도 치아를 살릴 수 없는 경우에는 발치 후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 이 경우 임플란트를 지지할 잇몸부터 건강하게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잇몸이 약하면 임플란트를 제대로 지탱하기 어렵고 수명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록 임플란트가 불가피한 상황이더라도 잇몸 치료 병행을 통해 상태를 개선한다면, 주변 치아를 살려 임플란트 개수를 줄일 수 있다.
방태훈 지오치과 김포점 대표원장(보철과)은 “자연치아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오랜 수명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치아를 살릴 수 있는지의 여부는 치아 및 잇몸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평소 정기검진을 통해 충치 및 치주질환 등에 대한 점검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1년에 1~2번 정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 구강 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