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뷔한 K-호야(본명 김기현·25)와 H-호야(본명 황태익·25)는 특이한 이름 때문에 눈길을 끄는 신인 가수다. 두 가수의 예명에 ‘호야’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둘은 경기도 부천시 중원고를 함께 다닌 친구 사이로 학창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좇았다. 하지만 데뷔의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뜻밖의 기회를 잡게 된다. 서울 방이동 한 카페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중 한 연예기획사 대표 눈에 띄게 된 것이다. 그 대표는 2009년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폭로했던 배우 고(故)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였다.
유씨의 기획 아래 둘은 음반 작업에 돌입했고, 회사의 이름 ‘호야스포테인먼트’에서 착안한 단어 ‘호야’가 붙은 예명을 갖게 됐다. 이들은 지난달 첫 싱글 음반을 각각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가수의 꿈을 이룬 기쁨을 표현했다. H-호야는 “무명 시절이 짧지 않았다. 그런 만큼 부담감 보다는 행복한 감정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스무 살 넘어서도 직장이 없으니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음반을 내게 되니 소원 성취한 기분이죠. 저의 CD를 처음 봤을 땐 정말 가슴이 먹먹하더라고요(웃음).”
K-호야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좀 더 많은 대중에게 우리 음악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빠른 시간 내에 음악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기대 안 한다”며 “좋은 음악으로 꾸준히 가요계에 노크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각각 발표한 음반엔 같은 노래가 실려 있다. 유씨가 고(故) 장자연을 추억하며 작사한, 고인의 기일을 제목으로 한 ‘3월 7일’이다.
K-호야는 “노래를 부르면서 대표님의 아픔을 헤아리게 됐다”고 밝혔다. H-호야는 “고인을 추모하는 노래라고 여겼으면 못 불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모곡이라기 보다는 동료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친했던 누군가를 떠나보낸 경험은 있을 거잖아요. 그런 감정을 그대로 노래에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두 사람은 조만간 새로운 노래를 각각 선보이고, 올 여름엔 인도네시아 프로모션에 매진할 계획이다. 둘은 “열심히 하다보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한 번은 찾아올 것”이라며 “그 기회가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그때를 기다리며 최선을 다해 음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