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식물성 화장품 원료에도 ‘독’은 있다

[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식물성 화장품 원료에도 ‘독’은 있다

기사승인 2013-04-17 09:02:01

[쿠키 생활] “인간들이 개발한 화장품 원료는 대부분 자연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특정 식물 열매는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거나 사용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식물에도 독성이 있답니다.”

프랑스의 한 화장품 회사의 식물원 원장인 장 가브리엘(Jean-Gabriel Fouche)씨를 만났다. 그는 ‘noix vomique’라는 열매를 소개하며 단 3개만 먹어도 치사량을 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식물 원료는 화장품에도 소량의 성분이 사용된다. 항염증 기능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이 열매는 적정량을 사용하면 피부에는 ‘약’이지만 초과해서 사용하면 ‘독’이 되는 재료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화장품의 원료는 ‘식물’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를 비롯해 제약회사들은 아마존 열대 우림 등을 샅샅이 살펴 인간에게 필요한 핵심 원료를 찾는데 고군분투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라벤더 오일, 페퍼민트, 시어 버터, 카카오 등을 비롯해 히알루론산, 포도 추출물, 오트밀, 녹차 추출물, 알로에베라, 티트리, 각종 식물성 추출물 등 천연 원료로 얻어진 재료들은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천연 또는 식물성 원료들은 피부에 100% 좋을까. 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들은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내추럴’ 이라는 이름을 붙여 ‘좋은’ 성분이라는 광고한다. 무조건 천연이라고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례로 민감성 피부에는 페퍼민트 성분이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 또한 피부 진정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알로에베라 성분도 일부 여드름성 피부에는 이롭지 않을 수 있다. 아토피 등 민감성 피부에 탁월한 보습 기능을 가졌다고 알려진 ‘시어버터’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모공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항염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티트리’도 극민감성 피부에는 자극을 줄 수 있다. 결국 천연 원료 또는 식물성 원료 제품이 피부건강에도 완벽하게 좋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식물성 성분의 재료들에도 피부 자극 성분 및 화학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도 참고해 볼 점이다.

신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자원을 자연으로부터 ‘발견’하도록 하게 했다. 신과 인간의 숨바꼭질은 수천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기업들의 ‘좋은 원료’를 찾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화장품 연구자들은 식물로부터 셀 수도 없이 많은 좋은 성분들을 찾아냈다. 아직도 수많은 피부 치유를 위한 재료들이 자연에 숨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천연 재료들이 인간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 영원히 젊고 아름다워지고 인간들의 욕망은 탁월한 효능을 지닌 식물 원료를 찾는 꿈도 영원히 포기하지 않게 할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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