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일요일 예능의 절대강자 개그콘서트(개콘)의 서수민 피디가 청와대에 갔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모아놓고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의성을 어떻게 하면 잘 살릴까”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정부 출범 53일 만에 만시지탄으로 치러진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다.
서 피디는 이 자리에서 “인기 비결은 개그맨들의 돋보이는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콘텐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콘에 100명의 각기 다른 개그맨이 있다”면서 “모두 개콘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키웠기 때문에 빛날 수 있었다”고 했다.
서 피디는 개콘 스타 한명 한명을 언급했다. ‘똑똑하지만 뚱뚱한 김준현’, ‘잘생겼지만 키가 작은 허경환’, ‘키는 크지만 촌스러운 양상국’ 등을 나열했다. 서 PD는 “이들이 언제든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공개경쟁시스템이 개콘의 장점”이라고 했다.
서 피디는 두 달간 지치지 않고 도전해 대박 코너를 만든 개그맨 최효종의 예를 들었다. 그는 “최씨의 경우 두 달 동안 20개 코너를 가지고 도전했고 그리고 실패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애정남이라는 빅히트 코너를 탄생시켰다”고 강조했다.
서 피디는 이런 시스템에선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유 때문에) 박성광씨같은 개그맨도 담당 PD가 못생겼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면서 “이를 위해 KBS는 성공한 콘텐츠에 대해 보상해 주고 준비하는 신인 개그맨은 계속 지원한다”고 말했다.
서 피디는 마지막으로 “잘은 모르지만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도 개콘처럼 다양한 데서 국민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봤다”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서 피디의 발언 사실을 서면 브리핑으로 기자들에게 뿌린 뒤 박근혜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도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개그 콘서트의 장수비결을 언급하며 “젊은 청년들의 도전정신이야말로 창조 경제의 밑거름”이란 취지로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들이 결국은 실패와 다양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싸이의 젠틀맨이 시건방춤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 역시 창조경제 정신을 잘 반영한다고 말했다. 싸이와 개콘 모두 박 대통령의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식때 초청된 인사들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박세환 수습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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