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호신 '어머니의 땅, 지리산 진경순례' 전

한국화가 이호신 '어머니의 땅, 지리산 진경순례' 전

기사승인 2013-04-19 16:08:01

[쿠키 문화] 잃어버린 우리 것을 찾아서 전국 산천을 떠도는 한국화가 이호신(56)이 이번에는 지리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남과 전남·북을 오가며 지리산 풍경을 붓질한 100여점을 4월 28일까지 서울 견지동 아라아트센터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4개관에서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어머니의 땅. 지리산 진경 순례’. 어머니의 품속처럼 광대하고 웅혼한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작가는 조선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으로부터 면면이 이어져온 한국 수묵화의 진경산수 기법을 계승하면서 현대적인 필치와 색감을 거침없이 응용하고 있다. 전시작들은 이 땅에 대한 절절한 애정으로 지리산 자락을 누비고 우뚝한 봉우리와 심원한 계곡을 샅샅이 밟으며, 지리산의 속살을 파고든 화가의 지난한 노력의 산물이다.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마지막 얼굴입니다. 백두산이 아버지라면 지리산은 어머니이지요. 삼신산, 두류산, 방장산 등으로 불리는 지리산은 참으로 유장하고 장엄합니다. 천왕봉을 중심으로 흘러내리는 골짜기와 계곡, 너른 들녘과 맑은 강은 겨레의 젖줄이요, 민족의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호신의 저서 ‘지리산진경’ 중에서)

그림에는 유유히 출렁이는 산맥, 영기(靈氣)로 충만한 봉우리들, 기운차게 쏟아지는 폭포, 너른 옥토를 적시며 흘러가는 강이 있다. 문학작품과 구성진 전통가락을 뽑아낸 터가 있으며, 동이 터오는 맑은 첫새벽의 기운부터 하얀 달이 떠오른 밤의 정취까지, 노란 산수유와 눈부신 벚꽃이 만발한 봄부터 흰 눈에 덮여 꽁꽁 얼어붙은 겨울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화가의 바랑 속에 늘 자리하며 지리산 자락을 오르내리는 동안 쉴 새 없이 스케치들을 담아낸 화첩 50여권도 함께 전시된다. 빗물에 번지고 거센 바람에 날리고 눈이 내리는 중에도 철저하고 세심하게 화첩에 사생(寫生)하였기에 큰 작품이 그려질 수 있었다. 경남 함양의 숲과 강을 그린 ‘함양상림’(사진) 등 작품을 통해 봄날의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전시다. 관람료 8000원(02-733-1981).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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