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웨딩드레스, 중국인들에게 특별한 기시감 선사
[쿠키-중국 쓰촨성 7.0 강진] 중국 쓰촨성 일대를 뒤흔든 규모 7.0의 대지진 속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리포팅한 여성 앵커의 모습이 화제를 낳고 있다.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스촨성 야안시 야안TV의 여성 앵커 천잉(陳瑩)은 지진 발생 순간인 오전 8시 웨딩드레스에 신부화장을 하고 있었다. 짙은 눈화장에 하얀 면사포를 뒤로하고 왼쪽 손목엔 꽃팔찌도 착용했다. 하지만 지진이 나자 천잉은 그 차림 그대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윽고 이어진 생방송 연결. 천잉은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카메라 앞에서 지진 상황을 전달했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 등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중국인들에게 지진과 웨딩드레스는 특별한 데자뷰(기시감)을 선사한다. 2008년 8만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된 쓰촨성 대지진 당시 한 신부는 결혼식을 벌이다 지진을 맞이했다. 회색 시멘트 더미 사이로 흰색 톱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 신부는 당시 하객 33명이 매몰돼 숨지는 현장을 목격했으며 자신도 회색 먼지를 뒤집어 썼다. 당시 중국 언론은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신부의 하루가 악몽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