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4·24 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새 정치’의 타파 대상으로 ‘기득권 과보호’를 꼽았다. 정치에서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세력들, 경제에서는 재벌을 지칭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선거후 정치 일정에 관해선 여전히 ‘소이부답(笑而不答)’ 자세를 유지했다.
안 후보는 22일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나와 “한국에서 가장 타파할 문제가 재벌이냐 정치냐”는 질문에 “기득권 과보호라고 생각한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짧은 기간 동시에 이뤘다”고 규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너무 기득권이 과보호돼 서민의 삶이 피폐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기득권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는지 언급하진 않으면서 “정치 경제를 다 포함한다”고만 했다. 정치에선 민주화의 수혜세력인 1987년 개헌 이후 집권 세력과, 경제에선 산업화의 결실을 가져간 재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기득권이 과보호되면 경쟁력이 약해져 스스로에도 독이 된다”면서 “건강한 균형을 바로 잡는 일, 거기에 우리 모두 관심을 두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날 인터뷰는 단순히 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의 정견을 듣는 스타일로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 사회 정치 경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경찰의 국가정보원 수사 당시의 윗선 개입 논란에 대한 질문까지 나왔다. 인터뷰 질문 큐시트로만 보면 대권주자급이나 정당 대표에 준하는 방식이다.
여의도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질문도 나왔다. 안 후보는 진행자가 “신당 창당이든 민주당 입당이든 결론을 낸다고 했는데, 선거 끝나고 며칠 안에 결론을 내는 것인가”라고 묻자 “며칠 만에 그렇게 할 정도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사회자가 포기하지 않고 “그럼 찬바람 불 때까지 인가”라고 되묻자, 안 후보는 “그건 모르죠”라고 답하며 웃었다. 정계 개편과 관련한 대답에선 지난 2월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일관되게 ‘소이부답(웃으며 대답 않기)’ 스탠스를 지속하고 있다.
안 후보는 노원병을 돌며 들었던 민심 만인보에 대해서도 죽 열거했다. 그는 “집 앞에 맨홀 뚜껑 갈아달라고 하시던지, 골목 너무 지저분하다. 장사가 안 된다. 우리나라 정치 좀 제대로 해 달라. 많이 배운 사람들끼리 왜 그렇게 막말하고 욕하는지 국민들 마음에 상처주지 마라” 등등을 들었다면서 “당선되면 비정규직 자영업자 실업자 문제 쪽의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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