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압구정에 사는 직장인 김상호(가명)씨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다. 하루 평균 서너 시간 이상 스마트폰 게임을 즐긴다. 지하철, 버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간만 나면 스마트폰을 본다.
최근 김씨와 같이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시력저하, 관절손상 등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화장실에 볼일을 보며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치질에 걸리기 쉽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치질 환자는 2006년 64만7457명에서 2010년 66만9873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치질환자의 증가에 스마트폰 사용도 어느 정도 관련돼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도 오랫동안 앉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항문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혈액순환에 지장이 찾아온다. 이는 곧 변비를 유발시키고 치질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반복되면 혈이 뭉쳐 치핵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고통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변비나 설사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항문 주위 근육의 탄성이 약해졌기 때문에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치질로 쉽게 발전한다. 일단 치질이 생기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대부분 치질환자들은 부끄럽게 생각해 치료를 미루고 가만두면 괜찮아 질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위험한 생각이다. 치질이 심해지면 항문 주위 피부가 늘어지고 출혈이나 탈항과 함께 극심한 통증 및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앉아있기가 힘든 상황이 되면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업무는 물론 화장실 가는 것이 큰 고통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가 찾아온다. 수술의 고통과 이후 재발 위험을 생각하면 치료 결정도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치료 사실이 알려진다는 것도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양방과 달리 한방에서는 치질을 치료하기 위해 한약을 처방한다. 상처를 아물게 하고 농을 배출시키는 황기(黃?), 염증을 없애고 어혈을 풀며 치혈과 장출혈 치료에 쓰이는 대계근(大?根), 항문 붓는 것을 막고 열을 내리는 괴각(槐角) 등의 약재를 사용한 탕약과 연고는 통증과 부종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은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혈이 뭉치면 치질이 발생한다. 때문에 치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손상된 신체 내부기능을 회복시켜 혈액순환이 이뤄지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또 “평소 화장실에서 만큼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소화를 돕는 채소나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