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7살 딸을 둔 대기업 과장 김모(38·여)씨는 얼마 전 어린 자녀들의 등교를 도와주는 ‘등교 도우미’를 고용했다. 아이들의 방과 후 일과와 집안일을 도와주는 조선족 도우미 1명의 임금으로 이미 월 150만원을 지출하고 있지만, 바쁜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30분~9시까지는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 김씨는 “세상이 하도 흉흉하다보니 등굣길에 아이들만 혼자 보내기가 걱정돼 등교 도우미를 고용했다”며 “아이들의 등굣길을 동행하는 일은 물론 그동안 잘 챙겨주지 못했던 아침식사, 옷 입히기, 머리 빗기기 등도 도와주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바쁜 워킹맘들 사이에서 ‘등교 도우미’가 유행하고 있다. 등교 도우미는 부모들의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아이들의 등교를 도와주는 이들로, 최근 맞벌이 부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이를 전담하는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등교 도우미들이 하루 1~2시간 일하는데 받는 돈은 시간당 1만 원선. 한 달을 계산하면 월 35만~40만원 정도의 적지 않은 금액이 나오지만 아동 대상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엔 “없어서 못 구할 정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등하교 동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과후 집에 돌아갔을 때 1시간 이상 혼자 또는 초등학생 아이들끼리 지내는 ‘자기보호아동’은 97만여명에 이른다”라며 “자기보호 능력이 취약한 이들은 잠재적 성범죄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는 등교시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 역시 “아동 대상 범죄가 발생한 직후엔 문의전화가 30%가량 증가한다”며 “최근에는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밤늦게 귀가하는 고등학생들까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등교 도우미가 아이의 자립심을 키우는데 방해가 될 뿐더러, 부모가 책임져야할 역할까지 편의에 따라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등하교길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른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우선돼는 것이 좋다”며 “돈을 내고 업체에 아이를 맡기기보다 지역 공동체나 학부모 자원봉사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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