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수사 급물살, 윗선 개입 실체 밝혀질까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수사 급물살, 윗선 개입 실체 밝혀질까

기사승인 2013-04-29 15:15:00


[쿠키 사회] 검찰이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 수사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보고와 지시의 정점에 서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물론 북한 분야를 총괄했던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른바 국정원 댓글녀의 동료들만 적발해 역풍을 맞았는데, 검찰은 그 ‘윗선’을 정조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 부장검사)은 29일 대선당시 국가정보원 심리정보국이 투입돼 야당 후보를 비방한 댓글을 단 혐의와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전격 소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을 오전 10시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변호인과 함께 검찰 청사에 나왔으며 조사는 밤 늦게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지난 27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게 이미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의 여론조작 활동을 사전에 보고 받았는지, 또 조작활동을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담당 검사 2명이 교대로 심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을 단 일과 관련, 이른바 ‘지시 사항’ 등을 통해 여론전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의 소환 배경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한지 오래됐고, 국민적 관심도 많다보니 소환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조사로 다 되지는 않을 듯”이라며 “앞으로 몇 번 더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중 원 전 원장의 신분이 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피고발인”이라고 했다.

검찰의 소환 일정만 놓고 보면 국정원의 지휘라인에 대한 의혹 털기가 이번 수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듯 하다. 검찰은 지난주 심리정보국 책임자인 민모 전 국장을 불러 조사한데 이어 주말엔 그의 상급자인 이 전 국정원 3차장을 자정까지 조사했고, 이어 원 전 국정원장까지 소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장부터 3차장 원장 조사가 필요했고, 그래야 수사 방향이나 여러 가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은 밑에 조사했으니, 우리(검찰)는 위에 조사한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가 오는 6월 19일까지인 점도 원 전 원장에 대한 소환 시기를 앞당기는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50여일 남은 기간 동안 수면에 잘 드러나지 않는 국정원의 행위들 가운데 불법 여부를 가리는 작업 자체도 방대하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을 단 사이트 등에 대한 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초기 단계”라고 했지만, 지휘부 직접 지시 여부를 체크하는 수사 상황으로 볼 때 검찰이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에 대한 보다 폭넓은 증거를 수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는 원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4대강 사업과 자유무역협정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사업을 널리 알리라며 여론전을 지시한 혐의(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피고발인 명단에는 원 전 원장을 포함해 이미 조사를 받은 민모 국정원 전 심리정보국장과 대선 당시부터 야당에 의해 적발된 댓글 당사자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도 포함돼 있다.

원 전 원장은 지난달 23일 원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해외로 출국하려다 검찰에 의해 출국이 금지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전웅빈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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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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