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노원에 사는 주부 안모(40)씨는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친구의 딸 이야기를 듣고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걱정돼 병원을 찾았다. 안씨의 딸 역시 최근 부쩍 살이 찌면서 가슴이 도드라지고 멍울까지 만져지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있었다. 상담 결과 안씨의 딸은 아직 초경 시작 전임에도 성조숙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성조숙증이 성장을 방해하는 주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안씨의 경우처럼 성조숙증 여부를 정확히 진단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11년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진료 인원은 2006년 6400명에서 2010년 2만8000명으로 5년간 약 4.4배가 증가했다. 특히 여아의 진료 인원이 남아보다 12.3배나 많았고 여아 5~9세 사이의 진료 점유율이 72.1%로 가장 높았다.
성조숙증에 걸리면 연령을 불문하고 그만큼 키가 클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성조숙증 아이들의 경우 다른 아이보다 키 성장이나 발육이 일시적으로 급성장해 잘 크는 것 같지만 어른이 됐을 때 최종 키는 8~10㎝ 가량 덜 자라게 된다.
성조숙증은 여아의 경우 가슴에 몽우리나 가슴통증, 조기초경 등으로 증상이 눈에 띄어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남아의 경우 고환의 크기나 음모 등 외적인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조숙증의 주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음식, 식습관, 성적 자극에 쉽게 노출되는 현상, 환경호로몬의 증가 등이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늘어나면서 과도하게 어릴 때부터 소아비만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성조숙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성조숙증 아이의 경우 조기 골단융합으로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조숙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성장클리닉을 방문해 성호르몬 검사와 성장판 검사를 통해 검사를 받도록 한다. 성조숙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호르몬을 억제하는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신정연 청담튼튼병원 원장은 “성조숙증이 키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일반적으로 여자 아이들이 훨씬 성조숙증이 많지만 남자 아이들에게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다만 남자 아이의 경우 여자 아이에 비해 신체적 특징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조숙증은 남들보다 성장이 빨랐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심이 될 경우에는 성호르몬 검사와 성장판 검사를 통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