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족끼리 눈 건강 챙겨주는 습관과 정기적 눈 검진 중요
[쿠키 건강] 옛말에 “나쁜 것은 함께 견디고 좋은 것은 함께 나눈다”는 말이 있다. 가족은 기쁠 때나 힘들 때 항상 힘이 되는 존재지만 때론 남보다 더 소홀한 경우가 많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이 모일 일이 유난히 많은 시기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손자, 손녀까지 온 가족 눈 건강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 구성원의 연령에 따라 눈에 찾아오는 질환의 종류가 다른 만큼 가족들이 모여 함께 챙겨주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아버지·할머니, 백내장과 노안 혼동하는 경우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1 상반기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노년 백내장’은 폐렴과 분만을 제외하고 2010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23만7052명이 입원한 질환이다. 그만큼 발병률이 높고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되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우리 눈 속의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흐리고 혼탁해져 빛이 망막에 상을 선명하게 맺지 못해 시력에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안개가 낀 듯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백내장 초기에는 한쪽 눈의 시력이 먼저 저하되기 때문에 시력 저하를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본인은 물론 자녀들 또한 증상을 숙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백내장은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을 사용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수정체 혼탁을 없애 맑은 시야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혼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원래 투명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에 뿌옇게 흐려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투명한 인공 수정체로 바꾸는 형태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 이후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없어 더욱 선명한 시력을 위한 안경착용이 불가피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인공수정체들이 등장하면서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노화로 인한 백내장이 있는 노년층에게는 혼탁한 수정체 교체와 동시에 선명한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인공수정체 백내장 수술을 추천할 만하다.
◇아버지·어머니, 침침하고 흐릿해지는 노안 미리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아버지대의 대표적인 안질환이 백내장이었다면, 아버지 세대에는 ‘노안’을 신경 써야 한다. 눈은 일반적으로 40대 이후부터 노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노안은 수정체의 노화에 따른 눈의 기능저하로 나이가 들수록 안구 조절력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먼 거리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는 흐리게 보이는 증상이다. 40대 이후에 접어든 중장년층이 돋보기를 착용하게 되는 이유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자외선, 외부 공해, 스마트폰의 보급 등 자극적인 요인들이 증가하면서 ‘젊은 노안’이 등장했을 만큼 노안의 발병 증세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반면 5060대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외모나 활동 편의성을 고려해 다양한 노안 교정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노안 수술은 정도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진다. 백내장이 없고 40~50대 초반의 비교적 경한 노안에서는 각막수술을 이용한 노안 교정이 적합하다. 정시 또는 적은 양의 원시를 가진 노안 교정에는 1000조분의 1초만큼 빠르고 정확한 레이저로 각막 표면을 절제하지 않고 각막 내 실질에만 정교한 효과를 주는 인트라코어 수술법이나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해 각막 주변부의 콜라겐을 수축시켜 중심부를 볼록하게 만들어 주는 CK 노안교정술을 한다. 최근에는 해외 35개 국가에서 시술되고 있는 ‘카메라 인레이’ 노안교정술이 국내에 도입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메라 인레이 수술은 기존 시력교정수술이 양쪽 눈에 모두 레이저를 조사하거나 렌즈를 삽입했던 것과 달리 한 쪽 눈에만 수술을 실시해 수술에 대한 부담과 비용을 줄이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노안 수술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안전해졌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 전 충분한 정밀검사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눈에 알맞은 방법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다”며 “정밀 검사를 통한 충분한 상담이 이뤄져야 부작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수술 후에도 건강한 눈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모 관심 많은 20대, 자신의 눈 특성 고려한 시력교정수술 선택해야= 백내장과 노안이 어른들의 고민이라면 외모에 신경 쓰는 20대는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에 관심이 많다. 공식 통계 수치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해에 시력교정술을 받는 환자의 수는 대략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20~3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력교정술은 젊은 여성층에서 수요가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람들이 많이 받는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 눈에 맞는, 자신의 눈 특성을 고려한 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인기를 얻고 있는 시력교정수술법이 바로 ‘안내렌즈삽입술’이다. 안내렌즈삽입술은 각막을 절삭하는 대신 각막과 수정체는 그대로 보전하면서 눈 속에 특수 렌즈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라식, 라섹처럼 각막을 깎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초고도 근시자들도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다. 또 시술 후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렌즈를 제거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난시가 심한 경우에는 난시 교정효과가 있는 토릭 렌즈삽입술을 이용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안내렌즈삽입술은 수술 2일 후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1주일간 물세안, 머리감기를 하면 안 되며 눈을 비비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또 안압을 상승시키는 행위는 피해야 하는데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존 수술법과 수술 원리부터 매우 다른 시력교정술인 릴렉스 스마일(ReLEx Smile)도 관심을 받고 있다. 릴렉스 스마일은 각막 표면에 2~3㎜ 가량의 최소 절개창만을 만든 후 각막 실질부 안쪽을 절제해 교정부위를 그 절개창으로 빼내는 방식이다. 각막절편이 떨어져 나갈 우려가 없고 각막신경의 손상도 매우 적어 기존 라식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충혈이 적어 일상으로 복귀가 빠르다.
◇평소 가족끼리 눈 건강 챙겨주는 습관과 정기적 눈 검진 중요= 아무리 최첨단 시술이 등장하고 발달한다 해도 결국 중요한 것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연령에 관계없이 최근 TV 시청과 스마트폰 등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시력저하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TV를 시청할 때는 적어도 50㎝ 이상 떨어진 위치에서 시청하고 스마트폰은 눈에 지나치게 가까이 두고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자세 역시 중요하다. 구부정한 자세는 사물을 볼 때 인상을 쓰게 만들고 눈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 TV를 시청할 때는 허리를 펴고 TV와 시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한다.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비타민 A는 눈 건강에 좋은 영양소로 망막 기능에 필수적이며 결막과 각막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A가 부족할 경우 야맹증, 안구건조증, 결막염 등 각종 안질환이 발병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된 식품으로는 간, 당근, 고구마, 토마토, 시금치, 냉이, 호박, 사과, 부추 등이다. 다양한 음식을 통해 비타민 A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불가능하다면 종합 비타민제 등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평소 자주 눈이 뻑뻑하거나 따끔거린다면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습관도 기르도록 한다. 또한 눈을 좌우, 아래위로 빠르게 이동시키거나 눈을 감은 채 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진국 대표원장은 “최근 노안이나 난시가 교정되는 인공수정체의 등장과 최신 시력교정시술 등 연령대별 교정방법들이 다양하게 발달해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시력교정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가족끼리 함께 눈 건강을 챙겨주는 습관을 갖는 것과 정기적인 검진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