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지난 30년 동안 한국사회를 지탱해온 베이비붐 세대가 돈과 건강, 심지어 사랑까지 잃어가며 서글픈 황혼으로 내몰리고 있다. 은퇴기를 맞은 이들은 수입이 줄어들지만 자식에게 쏟아 붓는 돈은 더 늘어난다. 개인연금과 보험까지 헐어 쓰면서 노후용 자산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 절반 가까이는 결혼생활이 위태롭고 3명 중 1명은 암·고혈압·당뇨 등 신체질환에 시달린다.
미국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MMI)와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한국갤럽은 2일 공동으로 연구한 2차연도 한국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0년 1차연도 연구 때 조사한 4668명 중 3275명을 지난해 추적 조사해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를 소득수준에 따라 1∼5분위로 나눠서 본 결과 지난 2년 동안 중간 계층인 소득 3분위의 33%가 저소득층인 1분위로 추락했다. 2분위에서는 34%가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 각각 3명 중 1명꼴이다. 은퇴와 경기 악화 등으로 소득이 급감했기 때문이지만 2년 만의 변화 치고는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베이비부머의 자녀 양육·교육비는 118만원으로 전체 가계생활비의 41%를 차지했다. 2010년과 비교해 27%나 늘었다. 정작 생활비의 5%밖에 안 되는 여가비는 2년 전보다 15% 줄었다. 삶의 질이 그만큼 나빠진 것이다.
여기에다 노후를 위한 경제적 버팀목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개인연금을 보유한 베이비부머는 2010년 44%에서 지난해 38%로 감소했다. 보험과 예·적금, 펀드 등 깨서 쓸 수 있는 금융자산은 일제히 줄었다. 특히 부동산 보유자는 50%에서 24%로 반 토막이 났다. 은퇴 후 생활비 충당을 위한 대비가 미흡하거나 아예 무방비인 비율은 79%에 달했다.
베이비부머의 결혼생활도 위태롭다. 47.6%가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했고, 전체의 36.4%는 심각하게 이혼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비율은 가구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최대 2배 가까이 높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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