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 없는 킬힐까지!… 킬힐, ‘연골연화증’ 주범 된다

기사승인 2013-05-04 07:19:00

[쿠키 건강] 옷, 화장품, 가방까지 연예인들이 입고, 바르고, 메고 나오는 것들은 모두 이슈가 된다. 최근에는 가수 보아에 이어 패션모델 장윤주가 굽이 없는 특이한 모양의 구두를 신고 나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굽 없는 킬힐은 특이한 모양으로 공중에 떠있는 듯한 아슬아슬하면서도 독특한 패션연출을 돕는다. 최근 신발 시장에서도 굽 없는 구두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로는 높은 굽으로 날씬한 바디라인까지 살려주는 킬힐 트렌드를 빼놓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킬힐이 유행한지 언 3~4년, 점점 높아지던 굽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20㎝까지 육박하며 키 작은 여성들의 콤플렉스 탈출구이자 늘씬한 각선미를 뽐내주는 역할을 해왔다. 얇은 굽에서 두꺼운 굽, 웨지힐이라 불리는 통굽까지 다양한 킬힐이 이젠 ‘굽 없는 킬힐’이라는 아이러니한 이름의 특이한 킬힐 영역을 만들며 패션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높은 굽의 신발이 무릎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상식이다. 평소 높은 굽의 킬힐을 즐겨 신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무릎관절의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몸매 뽐내다가 무릎은 너덜너덜?… 킬힐, 연골연화증 발병원인 된다= 높은 굽의 하이힐은 아름다운 몸매를 선물해주지만 그 대가로 무릎 건강을 앗아가곤 한다. 하이힐은 뒷굽이 높아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쏠리게 되고, 이에 따라 걸을 때마다 무릎관절에 무리를 줘 ‘연골연화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뼈 뒤쪽에 위치한 연골이 말랑말랑해지고 변색되며 점차 파괴되는 질환을 말한다. 연골은 하루 동안 수십 번에서 수백 번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는 무릎의 마찰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무릎 관절 전체를 지탱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다. 정상적인 연골은 단단하고 흰색에 반짝이는 표면을 띄지만, 연골연화증이 발생하면 연골이 연해지면서 흰색은 변색되고 연골 표면이 갈라지고 닳다 못해 너덜너덜해진다. 닳은 연골은 제 기능을 하기 힘들어 극심한 무릎통증을 가져온다. 이러한 연골연화증의 원인으론 무리한 운동으로 비정상적인 압력이 반복적으로 무릎에 가해지거나, 갑작스런 충격에 의한 외상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킬힐이 유행한 이후로는 높은 굽 신발의 착용을 원인으로 한 발병률이 높다.

◇여성에게 잦은 연골연화증, 증상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 수술로 치료 가능= 위와 같은 이유와 함께 연골연화증은 선천적으로 적은 근육량과 출산 등을 이유로 여성에게 더 많이 발병한다. 따라서 여성이라면 더 주의 깊게 무릎통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연골연화증의 초기 증상은 무릎 앞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인데 주로 쪼그리고 앉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나타난다. 또한 장시간 차를 타고 여행을 하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등 오랜 시간 무릎을 구부리고 앉았다 일어날 때에도 통증이 느껴지며, 심한 경우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연골연화증은 특별한 외상없이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무릎에 이상이 느껴지는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증상 초기에는 간단한 약물치료와 휴식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관절내시경은 관절 내부에 초소형 카메라와 작은 관을 삽입해 관절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수술법으로 정교한 수술법이다. 수술 후 상처가 적어 미용상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 선호되고 있다.

◇방치하면 조기 퇴행성관절염 불러와… 무릎통증 생기면 바로 병원 찾아야= 무릎은 통증에 둔한 부위인 만큼 질환이 발병됐더라도 단순 통증이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릎통증에 예민해야 하는 이유는 관절질환의 종착역이라고도 불리는 퇴행성관절염이 조기에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골연화증으로 닳은 연골판이 뼈와 뼈의 마찰을 막지 못하고 부딪히며 염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중한 무릎 연골을 오래오래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방이 중요하다. 쪼그려 앉거나 다리 꼬고 앉기, 무릎 꿇기 등은 무릎관절에 압력을 가하는 자세이기 때문에 금물이다. 또한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은 피하고 가벼운 조깅이나 수영, 실내 자전거타기 등의 평지에서의 걷기운동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집안일을 할 때에는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감을 때는 서서, 바닥보다는 침대와 의자 위주로 생활하는 것이 좋으며 적정몸무게 유지로 무릎관절에 더해지는 부담을 덜어야 한다. 높은 킬힐 보다는 운동화나 적당한 3~5㎝의 구두를 신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건강한 무릎을 위한 예방책이 된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무릎관절의 상태를 체크하고,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