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는 디지털 시대의 ‘봉’?…중·노년층 겨냥 악덕 상술 기승

부모 세대는 디지털 시대의 ‘봉’?…중·노년층 겨냥 악덕 상술 기승

기사승인 2013-05-07 16:33:00
[쿠키 경제] 직장인 이모(35)씨는 치매 증상이 있는 아버지에게 얼마 전 비상용으로 휴대전화를 장만해 드렸다. 어느 날 볼 일이 있어 잠시 외출했던 아버지는 단말기 전원이 꺼지자 가까운 대리점으로 들어가 “휴대전화가 고장이 났다”며 기기 교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판매점 직원은 ‘무료’라며 24개월 약정으로 필요도 없는 값비싼 스마트폰을 사도록 했다. 뒤늦게 사실을 안 이씨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판매점 측은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절했다.

7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이동통신, 인터넷 결합상품, 케이블TV 등 디지털기기 및 서비스 정보에 취약한 50대 이상 부모세대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악덕 상술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이동통신 관련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리서치가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를 조사한 결과 ‘50세 이상 부모세대 대상 정보통신 및 IT관련 악덕 상술’에 대한 민원은 2010년 58건에서 2011년 86건, 지난해 272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피해구제 신청 건수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이동통신이 207건(76.1%)으로 절반이 넘었다. 구체적인 사례별로는 ‘기기 값 공짜 등을 미끼로 단말기 값을 바가지 씌운 사례’가 94건(45.4%)으로 가장 많았고 ‘소액결제 등 부당요금 청구’가 62건(29.9%), ‘명의도용에 의한 피해’가 27건(13%)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외에도 케이블TV·인터넷TV(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11.0%), 초고속인터넷 (5.8%), 유선전화(1.8%) 등과 관련한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고령층 소비자들이 피해 구제에 소극적인데다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를 줄이려면 악덕상술 수법과 예방법, 구제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대리점과 판매점 등의 편법영업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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