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민주당이 8일 골목 시장을 찾았다. 대기업 및 유통재벌인 ‘갑(甲)’과 대리점 및 중소상인 등 ‘을(乙)’이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는 현장이다. 이곳을 찾은 김한길 신임 민주당 대표는 “6월 국회는 대한민국 모든 을(乙)들을 위한 국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민 모두의 인간 존엄 실현을 위한 균등사회야 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 후 두 번째 최고위원 회의를 서울 마포 망원시장에서 했다. 현장 최고위원회의다. 김 대표는 “망원시장은 대기업과 전통시장 간의 갑을 관계 해소하는 가운데 진통을 겪은 지역”이라고 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새로 들어선 홈플러스 합정점과 망원시장 상인들 간의 갈등을 언급한 것이다. 그동안 홍대 및 합정역 주변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대형마트가 발붙이지 못한 곳으로 남아 있었다.
김 대표는 “경제적 우위인 갑이 약자인 을에 가하는 경제적 폭력과 인격 모독은 우리 사회에 널려있다”고 진단했다. 남양유업 폭언 영업사원 행태로 불붙은 대리점주들의 분노를 넌지시 언급했다. 그는 “이런 때에 어제 프랜차이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 일부가 6월 국회로 넘어가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민주당은 을을 위한 정당”이라며 “6월 국회는 대한민국 을들을 위한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도 “경제민주화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지역 풀뿌리 골목경제를 살리고,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유통재벌 진입장벽을 높이고, 의무휴업과 판매품목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동네에 사는 자영업자의 애환과 서민의 눈물 닦아주어야 한다”면서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의 강력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남양유업은 황제주였는데, 알고보니 가맹점 고혈 빨아먹는 황제주였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민연금이 남양유업 지분을 5.02%까지 올려놨던데, 국민연금이 공적기관이라면 지분을 검토해서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최고위원 회의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별 성과가 없었다는 성토도 나왔다. 김한길 대표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한 거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신경민 최고위원도 “한반도 안전을 위한 싹을 보여야 하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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