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조부모님-선생님까지 건강 챙겨요~”

“부모님-조부모님-선생님까지 건강 챙겨요~”

기사승인 2013-05-08 14:34:01

[쿠키 건강] 손발이 다 닳도록 길러주신 부모님, 조부모님은 물론 가르쳐주신 부모님인 스승까지 ‘트리플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5월이다. 한 식품업체에서 진행한 재미있는 통계에서는 어버이날 받기 싫은 선물 1위로 카네이션, 2위는 전자기기, 3위는 현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사람들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뻔하거나 성의 없는 선물 대신 더 특별한 것을 찾기 위해 건강식품이나 의류, 여행상품 등 여러 분야를 고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트리플 부모님께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선물보다 힘든 일이지만 아픈 곳은 없는지 물어봐 주는 한마디 따뜻한 관심이다. 올해 다가오는 기념일에는 말 그대로 기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소홀했던 고마운 분들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해 보자.

◇테니스 선수보다 더 많은 팔 운동 요하는 육아, 부모님 ‘육아엘보’ 주의= 연예인들처럼 성공해서 부모님께 으리으리한 집도 선물하고 차도 사주리라 막연하게 다짐하곤 하지만, 정작 부모님들이 원하는 것은 물질적인 것보다도 마음이다. 그간 ‘돈돈돈’하며 달려왔다면 잠시 멈춰 서서 악화되면 돌이키기 힘든 부모님의 건강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사노동뿐만 아니라 아이를 돌보며 요리하고 집안일을 하는 어머니, 장볼 때 무거운 짐이나 카트, 유모차 끌기 등을 담당하는 아버지의 팔은 쉴 틈이 없다. 집안일이나 회사일로도 바쁘지만 자식을 키우며 더 무리하게 팔을 사용하는 부모님은 팔꿈치 근처에 통증을 느끼는 ‘엘보’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엘보는 손목을 통하는 힘줄에 염증이 생겨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테니스를 치는 동작에서 발병되기 쉽다 해서 ‘테니스 엘보’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니스보다 더 무서운 육아로 인해 오히려 ‘육아엘보’라고 불리는 것이 어울린다 할 만큼 아이 돌보기, 물건 들기, 걸레 비틀어 짜는 등의 동작이 발병요인이 된다. 초기에는 단순히 팔이 뻐근하거나 팔꿈치가 쑤시는 정도의 경미한 통증을 가져오지만, 이를 방치하게 되면 통증이 팔 전체로 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휴식이나 냉찜질 등으로 호전을 바랄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손상된 인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프롤로테라피 주사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국민질환 ‘허리디스크’, 고연령대에서 더욱 치명적= “아픈 데 없다. 건강 하다”는 조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이다. 흐르는 세월을 속이지 못하듯 조부모님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져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오랜 세월 동안 사용한 관절이나 척추가 닳아 여러 가지 질환이 자라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몸의 중심 척추에 발생하기 쉬운 허리디스크다. 허리디스크는 허리통증이 나타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디스크인가?’할 만큼 익숙한 국민질환이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를 원인으로 발병하는 젊은층의 디스크는 보존적 치료로도 회복이 가능한 데 비해 척추의 퇴행으로 발병하는 고연령대의 퇴행성디스크는 그렇지 않다. 허리디스크의 정식명칭은 추간판탈출증으로 뼈와 뼈 사이에서 충돌을 방지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척추 밖으로 돌출돼 신경을 누르는 것을 말한다. 고연령대에서는 단순한 허리 통증을 넘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물론 심지어 배변을 볼 때까지 통증이 느껴지고 앉으나 누우나 통증이 발생해 일상생활 자체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근력이 약화되가나 감각이 둔화되는 증상을 나타내는 퇴행성디스크의 경우에는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 디스크로 대체하는 인공디스크 치환술이 불가피하다”며 “고연령대라면 정기적인 관절, 척추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가르쳐준 부모님 ‘스승’, 손목 시큰한 수근관증후군 유의= 학창시절 부모님보다 더 많은 시간을 동고동락한 선생님, 호랑이 선생님이나 짝사랑했던 선생님, 고민상담 선생님까지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선생님들을 찾아 가곤 한다. 하늘같은 스승의 은혜를 떠올리면 늘 교탁 앞에 위풍당당이 서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 익숙하다. 하지만 그 모습 뒤엔 칠판 필기나 문서작성 등 수많은 업무로 선생님들의 손목에는 손목이 저리고 쑤시는 ‘수근관증후군’이 발병하는 약한 모습이 숨겨져 있다. 옛날에는 칠판에 빽빽이 필기하고, 전지에다 일일이 글씨를 써 자료로 만들어 지금의 프로젝터 화면을 대신했다. 따라서 수작업이 주가 됐던 시절 계속되는 손목사용으로 그 발병률이 높았다. 그렇다고 뭐든지 컴퓨터로 해결하는 디지털화 된 요즘이라고 선생님들의 손목이 쉴만한 것도 아니다.

계속되는 자료작성과 PPT자료, 수업자료 등을 만들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작업 역시 수근관증후군에 치명적이다. 김창우 대표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수근관 증후군은 손목 안을 지나가는 일종의 터널 안의 신경을 인대가 누르면서 통증과 저림을 가져오는 증상으로 반복적인 손목사용이 원인이 된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좁아진 수근관을 넓혀주는 수술치료로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한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로 ‘괜찮아지겠지’하고 넘어가다 보면 더욱 악화돼 돌아온다. 특히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스승님 등 대가 없는 은혜를 베풀어 주신 분들의 경우에는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질환을 숨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감사의 계절을 맞아 트리플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해 보고, 이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빚진 은혜에 대한 선물을 해 보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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