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엘지 유플러스 불났어요?” 가는귀 아주머니와 전화센터 직원의 웃기지만 슬픈 대화

[동영상] “엘지 유플러스 불났어요?” 가는귀 아주머니와 전화센터 직원의 웃기지만 슬픈 대화

기사승인 2013-05-08 16:28:01


[쿠키 IT] 어버이날인 8일 청력이 약한 아주머니와 LG U+ 고객센터 남성요원의 전화통화 녹취파일이 공개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강타하고 있다.

대한민국 다수의 어머니처럼 인터넷 용어에 어두운 아주머니는 환갑을 넘긴 듯 한 목소리에 청력이 손상된 듯 하다. ‘엘지 유플러스’를 ‘엘지가 불났다’로 듣는가 하면, ‘고객센터’는 ‘목욕탕’으로 알아듣는다.

그럼에도 고객센터 남성요원은 말끝마다 “고객님”을 붙이며 응대한다. 포스코에너지 라면상무에게 얻어맞은 항공기 승무원, 제빵회사 회장에게 장지갑으로 뺨맞은 호텔 도어맨과 함께, 전화센터 응대원도 대한민국 대표 감정노동자이다.

녹취록은 남성 응대원의 “행복을 드리는 엘지 유플러스 상담원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시작한다. 전화는 아주머니가 먼저 걸었고 다이얼을 잘못 누른 듯 “도*이냐?”라고 반문한다. 응대원은 “엘지 유플러스요. 고객님”이라고 거듭 주지시키지만 이 아주머니는 “엘지가 불났어요?”라고 반문한다.

녹취록은 2분45초 분량으로 누군가에 의해 유출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으로 급속히 퍼졌다. 아주머니가 녹취를 했을 가능성이 낮으므로 첫 배포는 엘지 측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 LG U+ 관계자는 “고객센터 녹취록이 나온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이 불통이라고 응대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는 없다”면서 “고객 캐어 차원에서 설득하고 이해구하는 일을 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SNS엔 짠하다는 반응이 주류다. 귀가 어둡고 IT 용어에 익숙치 않은 누군가의 어머니는 디지털 디바이드의 표상이다. 또 통화 마지막에도 “불난 건 꺼졌어요?”라고 걱정하는 아주머니의 선한 마음씨도 엿보인다. 스스로 간호학과 출신이라고 밝힌 페이스북 이용자 신모씨는 “청력이 약해진 노인께는 톤을 높이지 말고 낮은 톤으로 천천히 발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 U+’가 윗세대에겐 읽기 어려운 외래어란 지적도 있다. 트위터리안 Song******는 “엘지 유플러스가 상호명이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외래어가 많을수록 모른다는게 문제”라며 “단순히 웃고 넘기기엔 생각할 점이 많다”고 했다. 외래어 일색인 아이돌 이름이나 노래 제목도 노인들에겐 또 하나의 벽이란 지적이다.

*녹취록을 들으려면 볼륨을 키우세요~



*'엘지 유플러스 불났어요?' 녹취록 전문

직원 :행복을 드리는 엘지 유플러스 상담원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주머니 :응?

직원 :네 여보세요 고객님?

아주머니 :도*이냐?

직원 :엘지 유플러슨데요. 고객님.

아주머니 :예?

직원 :엘지 유플러스요. 고객님.

아주머니 :불났어요?

직원 :엘지 유플러스요. 고객님.

아주머니 :워디?

직원 :엘지 유플러스요 고객님.

아주머니 :엘지가 불났다고?

직원 :엘지 유플러스에요. 고객님. 인터넷하는 업체에요.

아주머니 :거기가 어딘데요?

직원 :고객센터에요 고객님.

아주머니 :예?

직원 :고객센터라구요. 고객님.

아주머니 :목욕탕?

직원 :고.객.센.터.요 고객님.

아주머니 :목욕탕?

직원 :목욕탕이 아니구요 고객님. 고객센터요.

아주머니 :목욕센터에 불났다구요?

직원 :아 목욕탕에 불난 게 아니구요. 고객님. 엘지 유플러스라구요. 고객님.

아주머니 :엘지가 불났다구?

직원 :아 엘지가 불난 게 아니구요. 고객님. 엘지 유플러스라구요. 고객님.

아주머니 :이상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돼요?

직원 :이예, 뭐, 뭘 어떻게... 지금 잘못거신거 같아요. 고객님께서.

아주머니 :시방 아줌마가, 아, 아줌마에요 아저씨에요?

직원 :예, 저 아저씬데요. 고객님

아주머니 :아저씨에요?

직원 :예예

아주머니 :근데 우리 전활 어떻게 알았어요?

직원 :아뇨 고객님. 지금 이쪽으로 전화하신 거잖아요. 고객님.

아주머니 :예?

직원 :고객님께서 전화하신 거잖아요.

아주머니 :으응. 근데 어디가 불났다고? 목욕탕에 불났다고?

직원 :목욕탕에 불난 게 아니구요. 고객님. 저희가 엘지 유플러스라구요.

아주머니 :엘지?

직원 :예예예. 엘지요 엘지.

아주머니 :엘지에 불이 났다고?

직원 :엘지에 불이 난 게 아니고요. 고객님. 엘지. 유. 플러스요.

아주머니 :클났어?

직원 :예예.

아주머니 :어이 참. 잘... 아저씨 전화번호가 몇 번이에요?

직원 :예 저 제 번호가 아니고요. 고객님. 여기 101이에요. 그냥 대표번호에요.

아주머니 :11, 아니 010?

직원 :아니요. 010이 아니시구요. 101이세요. 고객님.

아주머니 :거기 불났다고요?

직원 :불난 게 아니고요 고객님. 흑

아주머니 :예?

직원 :불난 게 아니고요 고객님. 저희 엘지 유플러스라구요.

아주머니 :전화가 왔다고?

직원 :아니요 전화가 온 게 아니고요. 고객님. 고객님께서 거셨잖아요. 고객님. 그래서 저희가 그냥 인터넷, 인터넷하는 업체에요. 고객센터요. 고객센터.

아주머니 :아이구 연필 가져올 동안 잠깐만 기다려 주실래요?

직원 :아니 고객님.

아주머니 :예?

직원 :예예예.

아주머니 :전화번호 아저씨 전화번호 좀.

직원 :아 제 전화번호가 아니고요. 고객님. 여기 101이라 아 여기 101이시라구요.

아주머니 :101만 걸면되요?

직원 :예, 아 여기 엘지 유플러스고요. 고객님.

아주머니 :엘. 엘 거기에 불이 났다구요?

직원 :불이 난 게 아니고요. 고객님. 예. 여기 인터넷 업체라고요. 고객님.

아주머니 :예?

직원 :인터넷하고 인터넷 전화랑 TV 그 고객센터요.

아주머니 :불난 건 꺼졌어요?

직원 :아 불난 건 꺼진 게 아니고요. 고객님. 지금 불이.

아주머니 :위치가 어딘데요?

직원 :여기 지금 서울이에요. 고객님.

아주머니 :서울 워디께?

직원 :여기 금천구청이에요. 고객님. 금천.

아주머니 :예?

직원 :금천구청에 있는 거에요.

아주머니 :여. 마포도 아니고 홍제동도 아니고.

직원 :어디다 전화를 거신 거에요? 지금.

아주머니 :으. 알았어요.

직원 :아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객님.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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