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비도 없이 밤샘작업?…노동부 "당진 질식사고 현대제철에 관리책임""

"안전장비도 없이 밤샘작업?…노동부 "당진 질식사고 현대제철에 관리책임""

기사승인 2013-05-10 11:29:01
"
[쿠키 사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10일 새벽 보수공사를 하던 근로자 5명이 새어나온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고질적인 유해화학물질 누출로 인한 안전사고여서 엄정한 처벌과 근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로(轉爐)에서 오전 1시45분 보수작업을 하던 남모(25)씨 등 5명이 작업 도중 쓰러져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0여분 뒤인 2시30분 모두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전로는 고로에서 녹인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설로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가스 누출 등에 대비한 별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노동청, 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 80여명과 함께 현장감식 중이며 현대제철 등을 상대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하청업체뿐 아니라 원청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현대제철에 관리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근로자들은 현대제철 협력업체인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들로 지름 8m, 높이 12m의 전로 안에서 내화벽돌 설치공사를 마무리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발판 제거작업을 하다가 전로에 연결된 밸브에서 누출된 아르곤 가스로 인해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로를 시운전할 때 불순물 제거에 사용되는 아르곤은 무색무취 가스로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는 않지만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로에 들어간 근로자들이 나오지 않아 들어가 보니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며 “산소농도를 조사해보니 기준치 22%에 못 미치는 16%로 측정돼 질식사고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밀폐된 공간에 갇혀 있지 않으면 아르곤 가스는 별 문제가 없어 2차피해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은 보수공사를 마치면 이날 오후 시운전할 예정이었다. 한국내화 근로자들은 지난 2일부터 8일간 전로 보수공사를 진행했다고 현대제철 측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당진=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인기 기사]

▶ 美의회 연설 놓고… “한국 대통령이 왜 영어? 좋은데 뭘!”

▶ “당신은 슈퍼맨”… 도로 위 어린이 구한 블랙박스 영상 ‘아찔’

▶ “이걸 찍어 올리다니”… 대학 화장실 음란영상 논란

▶ “강간범이 바로 이 곳에 살고 있습니다”…공개 확대

▶ [친절한 쿡기자] 북한은 핵항모 입항을 어떻게 알았을까?

김용백 기자
adhong@kmib.co.kr
김용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