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난교(亂交)를 뜻하는 ‘붕가붕가(Bunga Bunga) 파티’에서 미성년자와 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6) 전 이탈리아 총리에게 검찰이 징역 6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이탈리아 검찰이 베를루스코니의 성매수 재판에서 모로코 출신 당시 17세 댄서인 ‘루비’란 소녀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기소 사실 등을 들어 이같이 구형했으며, 그가 평생 공직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피선거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루비와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았다”면서 “루비는 가슴 아픈 스토리를 갖고 있어 위로 외에는 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판 직전 공개한 다큐멘터리에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우파 정치인이자 미디어 재벌이다. 재판에도 자신이 소유한 텔레비전 방송을 충실히 이용하고 있다. 그는 공판 직전 ‘붕가 붕가’ 파티가 벌어진 의혹을 받고 있는 밀라노 외곽의 별장을 찍어 다큐멘터리로 방송에 내보냈다. 무려 2시간짜리였다.
다큐멘터리는 지하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무대를 보여줬고, 벽에 걸린 대형 미술작품과 수십명이 앉는 테이블도 비췄다. 지하 무대는 이탈리아 검찰이 “스트립 댄서가 춤추며 부적절한 행위를 했던 곳”이라고 주장했지만, 베를루스코니는 “저녁 식사후 연극 공연을 하던 곳”이라고 반박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미성년자 성매수 이외에도 탈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항소심에서 이미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탈리아 최고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될 경우 베를루스코니는 향후 5년간 공직에 나올 수 없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재판 중임에도 해외 순방을 거뜬히 소화하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세워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시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베를루스코니는 개관식에서 한국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화제를 낳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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