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박상현(37·남)씨는 최근 몇 개월간 대변을 볼 때마다 잔변감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다 얼마 전 혈변을 보고 덜컥 겁이나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그 결과 대장에 있던 용종을 발견하고 내시경과 동시에 바로 제거를 받았다. 용종이 대장암의 주요원인이라는 얘기에 대장암 가족력이 있던 박씨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중앙 암등록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전체 암 환자 중 13%를 차지해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잔변감이나 혈변 등의 증상은 일반 항문질환과 유사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대장암의 80~85%가 용종에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용종은 가능하면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특히 최근에 용종은 20~30대에게서 발견되는 비율이 높아져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최근 3년간(2009~2011년) 7개 병원 검진센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4만9363명을 대상으로 용종 발견율을 조사한 결과 30~39세 17.9%, 20~29세 6.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 용종 발견율은 5명 중 1명꼴인 21.1%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름진 음식위주의 서구식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사회 등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송호석 서울장문외과 원장은 “용종은 대장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로 성인의 15~20%에서 발생하며 장내 상피세포에서 발병해 장 내로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며 “대부분의 용종은 양성이지만 그대로 방치해두면 용종에 따라 악성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검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용종이라고 모두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선종이나 괴형성 용종과 같은 종양성 용종의 경우 암의 전단계로 분류돼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비종양성 용종인 염증성 용종과 지방종 등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고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검사 중에 용종이 발견되면 육안으로는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의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용종 절제술은 대장내시경과 동일한 방법으로 내시경을 항문에 삽입하고 올가미, 겸자 등의 기구를 이용해 제거하거나 고주파를 이용한 전기소작법으로 제거하게 되는데 검사와 동시에 진행되며 하나의 용종을 절제하는데 1~10분 가량의 짧은 시간으로 가능하다.
송호석 원장은 “젊은 나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용종이 발견된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