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잇딴 조치에도 고삐가 안 잡히는 미군 내 성폭력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군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소환했다. 그는 심각한 군내 성폭력·추행 문제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군 성폭력 문제 회의에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참석했다. 이 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 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으나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긴급히 마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는 범죄이며, 수치스러울 뿐 아니라 우리 군대를 덜 효율적으로 만들어 왔고 악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 군인이 한 팀으로 일하는 능력은 서로의 신뢰에 달려 있다면서 군내 성폭력은 이러한 신뢰를 잠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성폭력 범죄 관련 법 조항을 개선하고 범법자들에게 철저히 응당의 책임을 묻도록 지시했다.
군에 대한 의회의 비판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커스틴 질러브랜드(뉴욕·민주) 상원의원 등은 군 지휘체계에서 자유로운 군 검찰이 성폭력 등 1년 이상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의 군사법정 기소 여부를 자체 결정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7일 공군의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크루진스키 중령이 술에 취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데 이어 15일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에 배속된 육군 중사가 성매매 알선과 성폭력 혐의 등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육군 중사도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조정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 국방부는 최근 미군 내 성범죄 건수가 전년보다 37% 급등했다고 추정한 성폭력 실태 조사 연례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매일 70건의 군내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20만5000명의 여군이 미군에서 복무 중이며 이는 전체 병력의 약 15%에 해당된다. 예비군과 경비대 대원들을 포함할 경우 여군의 규모는 36만명이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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