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나모(43·남)씨는 최근 밤만 되면 어깨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주위에서는 오십견이 아니냐며 진료를 권했지만, 아직 젊은 나이에 오십견이 오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과 낮엔 일상생활에 별 무리가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점점 밤에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어깨의 통증 때문에 불면증까지 오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그는 병원을 찾았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훈훈한 바람이 불면서 본격적인 초여름 날씨가 한창이다. 하지만 마냥 행복할 것만 같은 따뜻한 날에도 공공의 적이 존재한다. 바로 따뜻한 날씨 탓에 점심식사 후 더 나른해지는 몸과 참을 수 없이 쏟아지는 졸음을 부르는 식곤증이다. 흔히 잠은 보약이라고들 하지만, 낮에도 몰려오는 졸음은 그야말로 불청객이 따로 없을 정도다. 낮에 쏟아지는 식곤증을 간신히 피해 저녁 잠을 푹 자고 싶지만, 잠 못 이룰 통증으로 잠을 쫓는 질환들이 있다. 낮에는 잠을 참느라 힘들고, 저녁엔 잠에 못 들어 하루 종일 잠과의 싸움이 악순환 되는 것이다. 이처럼 야심한 시각 찾아오는 통증은 주로 관절이나 근육과 관련된 질환인 경우가 많은데, 그 중 가장 흔하고 또 심한 것이 바로 ‘오십견’이다.
◇밤 되면 더 굳는 오십견, 잠자리 움직임 없어 근육 강직으로 통증 더 심해져= 누구나 통증에는 나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유독 밤에 더 심해지는 통증으로 고통스러운 질환이 오십견이라 불리는 ‘동결견’이다. 동결견이란 쉽게 말해 어깨 관절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점점 굳는 질환이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임이 제한되고, 결국 사소한 움직임에도 어깨 관절이 찢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어깨 스트레칭으로 굳은 어깨를 풀어줘야 한다. 그러나 수면을 취하게 되면 장시간 자세가 고정되고 움직임이 적어져 어깨가 굳어지는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밤에 더 큰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면 시 어깨 운동을 해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잠을 자기 전에 어깨를 따뜻하게 해 주거나, 취침 전 수건으로 통증 부위를 찜질 해 주는 등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에도 가벼운 체조를 통해 근육이 뭉치고 뻣뻣해 지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너무 높거나 낮은 베개를 사용할 경우 목 근육과 어깨 근육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자는 동안 통증 없이 오십견 정복, ‘수면 운동요법’이 해답= 오십견의 경우 1~2년만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동안 통증이 참을 수가 없을 정도라면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동결견 환자들의 경우 아무리 물리치료와 운동을 권유해도 장기간의 치료기간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에 필수적인 운동은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통증으로 인해 혼자 운동하는 것이 도저히 어렵다면 수면 후 어깨를 강제로 움직여주는 수면운동요법이 최선책이 될 수 있다. 실제 관절, 척추 정동병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2년 최근까지 장기간 통증으로 고통 받던 오십견 전체 환자 285명 중 약 18%의 환자가 오십견 수면운동요법을 시행해 단 2~3일 만에 어깨 운동이 자유로울 정도로 오십견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운동요법이란 환자를 일정 시간 재운 상태에서 유착방지제를 섞은 생리 식염수를 굳어진 어깨관절의 관절낭에 주입해 수동 운동을 위한 관절 간격을 확보하는 수압치료 시행 후, 어깨 경련을 풀어주는 수동 운동요법이다. 즉 수면 마취를 통해 5분에서 10분 가량 어깨 관절을 의사가 강제로 움직여주는 것이다. 치료 시간은 15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시술 후 어깨 관절이 다시 유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이기 때문에 무통주사를 맞으며 2, 3일 입원해 운동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일반적인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만으로 동결견을 치료할 경우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환자가 고통을 겪어야 하지만 수면 운동요법을 시행하면 2~3일 만에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실제로 수면 운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요즘과 같이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시기에는 수면이 불규칙해지기 십상이다. 더불어 저녁에 심해지는 통증까지 함께 된다면, 이는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을 방해해 불면증 및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밤이 되면 더 심해지는 통증은 낮에는 비교적 괜찮은 듯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간과하기가 쉽다. 따라서 통증이 두렵다고 방치하기 보다는 운동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 어깨 건강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