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눈치에…’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 “허리병 조심”

‘상사 눈치에…’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 “허리병 조심”

기사승인 2013-05-24 07:46:01

1시간마다 틈틈이 스트레칭 하면 목·허리 통증 줄어



[쿠키 건강] 학창시절, 부모로부터 좀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하라는 꾸중을 들어본 적이 한두 번쯤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부모 눈에는 한 번 책상에 앉으면 최소 3~4시간은 버텨야 진득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아무리 허리가 쑤시고 뻐근해도 부모의 자랑거리로서의 기쁨과 공부를 꽤 했다는 뿌듯한 마음은 잠시나마 허리 통증을 잊게 했다. 반면 책상에 진득하게 붙어 있지 못하고 공부까지 못하면 부모로부터 산만하다고 야단맞기 일쑤였다.

이런 ‘진득한(?) 정신’은 직장생활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이병원이 유독 근·골격계 질환이 많은 직업군인 사무직 직장인 168명을 대상으로 ‘한 번 앉아 일할 때의 평균시간’을 조사한 결과, 32%(54명)가 ‘가능한 오래 앉아 있다’며 진득함의 끝장을 보여줬다.

이들 54명은 그 이유에 대해 ‘일에 집중하면 그렇다’ 55%(30명), ‘휴식시간은 점심 뿐’ 19%(10명), ‘습관이다’ 17%(9명), ‘상사 눈치’ 9%(5명) 순으로 밝혔다. 또한 이들은 0~10단계의 통증지수(VAS)에서 심각한 단계인 평균 6.9를 기록, ‘직업병 수준의 (근·골격계)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동걸 부천하이병원 병원장은 “세계적인 척추전문의 나켐슨(Nachemson)에 따르면 평상시 인간이 서있을 때 요추 3, 4번에 받는 척추내압은 100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하지만 앉아 있을 때는 140, 앉아서 상체를 20도 정도만 숙여도 압력이 180까지 상승한다”며 “이러한 지속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를 휴식시간 없이 장시간 받을 경우 척추의 후관절, 인대, 근육 등의 주변조직에 2차적인 변화와 기능을 감소시켜 경추와 흉추의 퇴행성 질환을 가속화하고 추간판(섬유륜)의 탈출 같은 디스크 질환을 유발시킨다”고 밝혔다.

또한 “사무직이 특히 허리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앉아서 일하는 전체 시간이 많은 것보다는 앉아서 일하는 한 호흡이 긴 데 있다”며 “한 번 앉는 시간을 되도록 1시간 이내로 줄이고 일하는 사이에 종종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하면 할수록 목 허리 통증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래 앉아있는 습관은 체내 포도당 수치와 인슐린 저항을 높여 당뇨와 같은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고, 지방세포를 군살로 만들어 비만의 원인이 된다. 또한 2012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장시간의 좌식생활이 심낭(심장을 둘러싼 이중막)에 축적되면서 심혈관질환을 야기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