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예방하라!”… 중년 건강 위협하는 ‘엉덩이 관절질환’

“피할 수 없다면 예방하라!”… 중년 건강 위협하는 ‘엉덩이 관절질환’

기사승인 2013-05-25 07:44:01

폐경기 여성은 고관절 골절, 과음하는 남성은 대퇴골두무혈성 괴사 발생 가능성 높아



[쿠키 건강] #지난해 초 폐경기에 접어든 양모(54·여)씨는 최근 물이 묻은 욕실 바닥에서 미끄러져 뒤로 살짝 넘어졌는데, 갑작스럽게 엉덩이 부근에 참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조금도 움직일 수 없어진 양씨는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찾았고,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는 ‘중년’은 사회에 발을 내디뎌 배움의 길을 걷는 제1의 전성시기인 청년 시절을 지나, 실질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사회 전반에서 뛰며 노후를 준비하는 ‘제2의 전성기’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중년층을 위협하는 질환이 있으니, 바로 ‘엉덩이 관절 질환’이라 불리는 고관절 질환이다. 넓적다리뼈와 골반을 이어주는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심각한 통증을 동반한다. 때문에 통증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점차 힘들어지고 결국 활동량이 줄어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중년층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으로는 고관절 골절과 대퇴골두무혈성 괴사가 꼽힌다. 남성의 회사·동호회의 회식자리 등 잦은 술자리와 여성의 폐경이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년층을 괴롭히는 고관절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해보자.

◇제2의 전성기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중년 남녀의 대퇴골두무혈성 괴사&고관절 골절= 중년이 돼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인맥이 넓어질수록 함께 늘어나는 것이 술자리다. 특히 남성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비즈니스와 각종 모임 등으로 술자리가 끊이지 않아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에 걸릴 확률이 높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뼈조직이 괴사하는 관절 질환으로, 전체 고관절 질환의 70%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고관절 질환이다. 가장 큰 위험은 증상이 시작돼도 바로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양반다리를 했을 때 사타구니 부근의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대개 갑작스레 시작되며, 걸을 때 심해져 절뚝거리게 되고 앉거나 누워 있을 때는 통증이 덜하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와는 달리 고관절 골절은 자칫 방심하는 순간 찾아 올 수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이 찾아오면 호르몬 감소의 영향으로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되고 1년에 1%씩 골밀도가 낮아져 사소한 낙상에도 골절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창영 노원척의원 관절외과 원장은 “고관절은 골절 시 다리나 팔과 달리 부기가 적어 처음에는 외관상으로 봤을 때 이상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극심한 통증과 함께 좌식생활은 물론 거동 자체가 힘들어 지기 때문에 계속 누워 있게 되는데, 이는 자칫 욕창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증발생 시 바로 병원 찾아 치료받는 것이 핵심… 증상 심하다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해결사=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와 고관절 골절 모두 통증이 동반되면서 질환이 발생된 것을 깨닫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게 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X-ray만으로 구별이 잘 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비교적 젊은 층의 환자라면 괴사부를 살려내는 재생술이나 자기 관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절을 이루는 뼈의 머리부분인 골두를 돌려주는 절골술을 하는 것이 좋다. 또 고관절 골절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다면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주사치료 등 간단한 시술과 휴식을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관절은 저절로 붙는 법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치료가 지연됐을 때 회복속도와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또 여러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경미한 부상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 질환 모두 증상이 심각하다면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해야 한다. 윤영선 분당척병원 관절외과 원장은 “고관절의 인공관절 치환술은 더 이상 관절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며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을 절제하고 이를 인공관절로 바꿔 주는 수술로, 특히 50~60대 이후의 환자의 경우 증상이 심한 사람이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면서 “수술 후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걷기, 수영 등 대부분의 운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중년 남녀, 평소 예방법으로 고관절건강 지켜야 발병 피할 수 있어= 중년이 시작되는 나이 40을 일컫는 ‘불혹’은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게 되는 나이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중년의 현명한 판단으로 음주의 유혹에서 벗어나고,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의 지혜로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주로 잦고 과다한 음주와 스테로이드의 과다사용, 신장 질환 또는 대퇴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 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어쩔 수 없는 술자리에서는 물을 많이 마셔 알코올을 희석하고, 술을 마시기보다는 함께 있는 사람과 대화를 많이 나누도록 한다. 또 고관절 골절은 낙상 시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폐경기로 골밀도가 낮아지는 뼈의 건강을 강화시켜야 한다. 칼슘이 소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짠 음식을 피해야 하며 우유와 치즈, 멸치와 두부 등 고칼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15분 정도 햇볕을 쬐면 뼈 건강에 좋은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할 뿐만 아니라 세로토닌 분비량이 늘어나 우울증 퇴치에도 효과적이다. 평소 수영과 등산, 자전거타기 등으로 뼈 주위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일 낙상으로 통증이 온다면 바로 일어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을 찾아야 증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고관절의 통증은 일상생활 방해를 넘어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인 만큼 평소 예방을 통해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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