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일베, 일본엔 재특회’ 탐사 논픽션물 <거리로 나온 넷우익>

‘한국엔 일베, 일본엔 재특회’ 탐사 논픽션물 <거리로 나온 넷우익>

기사승인 2013-05-26 16:42:01


[쿠키 문화] “한국에 일베가 있다면, 일본엔 재특회가 있다”

일본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가 일본의 넷우익 ‘재특회(재일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회)’를 1년 반 넘게 현장 추적한 논픽션이 26일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후마니타스가 출간한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다.

일본어 원제로 <인터넷과 애국>인 이 책은 2012년 일본저널리스트회의상과 고단샤 논픽션상을 받았다. 후마니타스 편집팀 윤상훈씨는 책을 번역 출간한 데 대해 “인터넷에 한정된 극우 담론을 거리로 옮겨온 그들은 누구인지, ‘행동하는 보수’가 탄생한 이유와 그 사회적 의미는 무엇인지 살피거나,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해법처럼 여겨지는 사회의 단면을 직시하는 일은 결코 쉽지도 단순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런 복잡한 문제를 피하지 않고, 한 저널리스트가 일장기를 흔드는 집단에 파고들어 남긴 기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단 뜻이다.

일베가 여성·호남·좌파를 각각 ‘김치○’, ‘홍어’, ‘좌좀(좌파좀비)’라고 부르며 비하한다면 재특회는 일본에 사는 조선인과 중국인이 혐오의 대상이다. 그 둘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욕한다. 일제시대 강제연행을 통해 일본으로 끌려와 살게 된 가장 오랜 외국인인 조선인과 중국인, 그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는 것이다.

책은 재특회의 출발을 인터넷으로 본다. 일베가 디시 인사이드에서 2010년 분리 독립한 것처럼, 재특회도 2채널과 같은 보수우익 성향 네티즌의 게시판에 등장해 거리로 나오게 됐다. 특히 재특회가 뿌리를 내린 계기는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과 그해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이다. 전자에선 일본 대표팀의 부진한 월드컵 성적에 환호하는 한국인을 보고 분노를, 후자에선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북한 사람들을 보고 화가 났다는 것이다.

재특회는 지난해 2월 기준으로 1만1181명의 회원이 있는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우익단체로 부상했다. 2007년 네티즌 100여명이 모여 단체를 만든 지 5년여 만에 10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책을 저술한 야스다 고이치는 6월초 한국에 온다. 그는 ‘인터넷과 행동주의적 우익의 출현’, ‘인터넷과 민족주의’ 등을 주제로 대학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인터넷 하위 배설구 문화에서 거리로 나오게 된 일본 우파의 사례가 한국에 미치는 시사점이 무엇일지 탐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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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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