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가 갖고 있다는 유전성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 국내 검사현황은?

졸리가 갖고 있다는 유전성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 국내 검사현황은?

기사승인 2013-05-27 10:35:00

[쿠키 건강] 최근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 중 한명이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의 부인이기도 한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절제수술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졸리는 지난 14일 뉴욕타임즈에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양쪽 유방절제술을 받았다고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섹시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졸리의 유방절제는 많은 팬들에게 충격과 함께 궁금증을 남겼다. 암의 예방을 위해 여성에게는 자존심과도 같은 가슴을 일반인도 아닌 할리우드 스타가 갑작스럽게 잘라낸 사실을 믿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국내의 경우 한 해 약 1만6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이는 1996년에 비해 4배나 증가한 수치다. 유방암 발생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5~10%는 유전성 유방암 환자다. 즉 가족 중 유방암이 발생하면 본인의 발생 확률도 매우 높아진다.

특히 BRCA1 혹은 BRCA2 유전자에 위험한 변이가 존재할 경우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졸리가 검사를 통해 발견한 BRCA1에 위험한 변이가 존재하면 평생을 살면서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각각 80%, 40%에 달한다(BRCA2는 각각 40%, 20% 수준). 졸리의 입장에서는 20%가 아닌 80%의 발병 확률을 생각해 예방차원에서 절제술을 택한 것이다.

졸리의 선택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첫째, 실제 자세한 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 유방암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절제술이 꼭 필요한 것처럼 인식될 우려가 있다. 둘째는 BRCA 변이가 발생한 환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기보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졸리의 결정대로 따라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전문의들은 졸리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일반 환자들은 본인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무엇보다 성인 여성이라면 주기적인 유방암 관련 검사와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시대에 살면서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에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의 BRCA 검사 현황은 어떨까? 이번 일을 계기로 널리 알려진 BRCA1, 2의 유전자돌연변이 검사방법은 2001년 진단검사 전문기관인 랩지노믹스에 의해 국내에 최초로 시작됐다. 그동안 랩지노믹스는 대형병원의 위탁검사와 한국인 유전성유방암연구(KOHBRA)과제에 검사기관으로 참여하는 등 현재까지 국내에서 5000여 건 이상의 BRCA 유전자검사를 시행했다. 연 평균 400여 건 수준으로 해외에 비해서는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 유전자관련 진단검사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아직 유방암의 원인이 되는 BRCA 변이를 해결할 방법은 나오지 않았지만 진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는 랩지노믹스를 비롯해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인 유전성유방암연구(KOHBRA)결과를 근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4월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서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아래와 같은 범위 내에서 보험인정 기준 정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기준을 흔히 고위험군으로 부른다.

가.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가족 및 친척(2nd degree 이내)에서 1명 이상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있는 경우

나. 환자 본인에게 유방암, 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다. 40세 이전에 진단된 유방암

라. 양측성 유방암

마. 유방암을 포함한 다장기암

바. 남성 유방암

사. 상피성 난소암

위의 사항에 해당되는 경우 검사 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여부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알고 싶은 여성은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으면 된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졸리가 받은 것과 같은 BRCA1, 2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매번 받아야 할까? 랩지노믹스의 서동희 의학박사는 “유전자 검사는 자신이 고위험군에 속할 경우 일생에 한 번 받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약 가족이나 친지 중 유방암이 발생해 검사를 통해 BRCA 변이를 확인했다면 본인도 꼭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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