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고관절은 허벅지와 골반을 연결하는 관절로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하고 걷거나 뛰는 등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고관절 질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질환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유사해 치료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또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고관절 질환은 움직임 자체가 힘들고 고통스러워 삶의 질 자체가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수술법 등 치료 방법이 많이 발전하면서 환자들의 생활 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남성들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중년 여성들은 ‘퇴행성 고관절염’ 조심= 가장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국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발병률이 높다. 주로 30~50대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배우 이의정을 비롯해 가수 김경호, 배우 박시연까지 유명 연예인들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엉덩이관절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뼈가 괴사하는 병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나 지나친 스테로이드제 사용 등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많이 나타나는 고관절 질환 중 하나는 ‘퇴행성 고관절염’이다. 관절의 노화와 충격으로 인한 외상, 반복적이고 무리한 자세 등으로 발생하며 과체중, 상체비만 등도 주요한 원인이 된다. 특히 집안일을 하며 쪼그려 앉는 등 고관절 사용이 많은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히 여성이나 노인들은 관절을 지탱하고 보호해 주는 근육이 적어 퇴행성 관절염에 더욱 취약하다.
◇당일 보행 가능한 ‘근육-힘줄’ 보존하는 수술법 주목= 고관절 질환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일상생활이 무리 없이 가능하다.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수술법은 ‘절개 부위 최소화’를 통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방법이다. 기존에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최소화해 근육과 힘줄을 자르지 않고 보존한 상태에서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당일 바로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기존 고관절 수술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탈구율을 현저히 낮춰 재수술의 부담이 줄었다. 기존에는 수술 후 6주 이상 탈구 예방을 위해 앉는 자세나 화장실 사용을 제한했지만 ‘최소절개술’로 인해 행동에 제약이 줄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비롯해 휠체어나 의자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또 극심했던 통증이 사라지고 절룩거리던 걸음걸이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송 원장은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환자들의 수술 부담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수술 후 가벼운 등산이나 운동 등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 재활로 수술 합병증과 부작용 크게 줄어= 재활은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근육 힘줄 보존 최소절개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후 환자들은 수술 당일부터 조기 재활을 시작함으로써 합병증과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조기 재활은 욕창, 패혈증, 하지정맥의 혈전증으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을 현저히 낮춰준다. 또 관절 주위 근력 약화와 수술 부위의 연부조직 유착을 막고 관절의 유연성과 굴곡 강도를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킨다.
대개 환자들은 약 2주간에 걸쳐 재활 전문가에게 1대 1의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주로 고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주를 이룬다. 수술 후 관절이 서로 붙어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관절 가동 범위 운동’을 실시하고 재활장비를 이용해 근력 회복 운동을 진행한다.
송 원장은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거나 사타구니 부근에 통증이 있는 경우, 양반다리가 어려운 경우 고관절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며 “통증이 있을 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