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하루 만에 사계절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일명 ‘사계절 스포츠몰’이 인기다. 365일 눈이 오는 스노우파크와 한겨울에도 서핑이 가능한 워터파크, 골프시설과 헬스장까지 갖춘 이곳은 싸이의 신곡 젠틀맨(GENTLEMAN)의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다.
이에 스포츠맨 중에는 이미 계절의 변화를 잊은 이도 적지 않다. 대전 서구 복수동에 사는 수영 마니아 정모(46)씨도 언제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스포츠몰’을 자주 찾는다. 하지만 최근 매번 수영 후 팔을 올릴 때 마다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따끔함과 ‘뿌드득’ 하는 소리가 심상치 않아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정씨의 병명은 회전근개파열이었다.
일명 어깨힘줄파열로도 불리는 회전근개파열은 힘줄이 찢어진 부위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어깨를 감싸는 총 4개의 힘줄(극상근과 극하근, 견갑하근과 소원근 4개의 힘줄을 합해 회전근개라고 함) 중 가장 위쪽에 위치한 극상근이 가장 흔하게 손상된다. 어깨의 반복적 사용이나 외부충격으로 인한 부상 또는 노화 등이 주원인으로 나이가 들수록 힘줄의 탄력도 약해져 무게나 충격에 의해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따라서 40대 이후부터는 수영, 골프, 스쿼시 등과 같이 반복적으로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 회전근개파열은 힘줄에 염증과 붓기가 있는 상태로 팔을 송곳으로 쑤시는 듯한 통증과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며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다. 하지만 통증으로 해당 부위를 사용하지 않고 쉴 경우 염증이 가라앉고 통증이 잦아들어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통증이 없다고 반드시 파열된 힘줄이 다시 붙은 것은 아니다. 방치 시간이 길수록 파열 부위가 커지고 심하면 위축되며 지방으로 변성돼 헌 옷자락처럼 너덜너덜해져 봉합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다.
강지호 대전 튼튼병원 어깨관절센터 부병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힘줄이 지방으로 변성되고 근위축이 진행되며 파열된 힘줄이 어깨 관절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어깨 뒤쪽이 움푹 패어 보일 수 있다”며 “이 경우 어깨 운동범위가 극히 제한돼 통증과 함께 근력약화로 물건을 집다 떨어뜨리는 등의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깨통증이 나타나면 우선 문진을 통해 병력을 확인하고 촉진으로 압통의 위치를 체크하며 눈으로 확인하는 시진을 통해 근력검사와 팔을 들어올리거나 회전시킬 때의 운동제한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초음파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를 통해 힘줄의 파열 유무와 파열의 정확한 위치파악 및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기타 X-ray 촬영으로는 회전근개에 의해 견갑골에 밀착돼 있던 견봉의 말단 변형과 상완골에 자라난 골극(작고 뾰족하게 자란 뼈 조각)의 진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파악한다.
회전근개는 두께가 얼마나 깊이 파열됐느냐에 따라 부분 파열과 전 파열 2가지로 나뉜다. 전 파열에 비해 비교적 얇은 두께의 부분 파열은 진통제나 소염제와 같은 약물요법이나 스테로이드제제 주사요법 또는 체외충격파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한다. 체외충격파치료는 몸 밖에서 힘줄을 구성하는 물질인 콜라겐 섬유소에 1000~1500회의 자극을 줘 찢어진 회전근개에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조직의 재생을 돕는 원리로 치료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했음에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50% 이상 찢어진 전 파열 회전근개는 수술적 요법인 관절내시경치료술로 힘줄을 봉합해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회전근개 손상 후 4개월 이내에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되고 있다.
관절내시경치료술은 경우에 따라 부분마취 또는 수면마취를 한 뒤 어깨 주변 피부에 약 4~8㎜정도의 작은 구멍을 2~5개 정도 뚫고 치료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법이다. 이후 구멍을 통해 소형 내시경카메라와 수술도구가 부착된 기구를 삽입해 치료한다. 어깨 힘줄이 파열된 경우 힘줄을 봉합해 치료하고 회전근개파열로 인해 상완골와 견봉이 서로 부딪혀 통증이 유발된 환자의 경우에는 견봉 부위를 매끄럽게 깎아주는 견봉성형술을 병행해 추가적 원인까지 말끔하게 제거한다.
강지호 부병원장은 “관절내시경치료술의 경우 절개 부위가 작아 정상조직에 가해지는 손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입원기간 단축은 물론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관절 내부를 직접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 CT(컴퓨터단층촬영)나 초음파 MRI로 파악하지 못한 통증의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회전근개파열 완화 운동]
평상시 등이 앞쪽으로 굽어있을 경우 어깨도 몸 앞쪽으로 움츠리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는 회전근개, 즉 어깨 힘줄에 부담을 준다. 일반인에게는 회전근개파열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환자의 경우 치유 속도를 감소시키거나 재발률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등을 바르게 펴는 운동을 통해 회전근개로 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어깨 손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1. 바닥에 천장을 보고 일자로 누운 상태에서 발바닥을 땅에 닿도록 놓은 뒤 무릎을 세우고 어깻죽지를 최대한 바닥에 밀착시킬 수 있도록 한다.
2. 1번 자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어깨를 다리 쪽 방향으로 당겨 10초간 정지한다.
3. 이때 허리의 만곡이 심하게 유지될 경우 허리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고 어깨가 다리 쪽 방향이 아닌 머리 쪽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진은 허리 만곡이 심해 잘못된 자세의 예)
4. 10초간 정지 후 1분간 편하게 누워 휴식한다. 한 번에 3~4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