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세한대학교 조형문화과 교수인 이강일 작가의 드로잉은 힘이 넘친다. 오랫동안 훈련된 손으로 순간순간 유연하게 풀어내는 그림들이다. 그에게 드로잉은 대상과 세계를 파악하고, 이를 조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고도의 몸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몸이 되어야 비로소 그림이 가능하다. 드로잉을 잘 하기 위해서는 눈과 마음, 훈련된 손이 필요하다.
그의 ‘드로잉’ 전이 5월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룩스에서 열린다. 현대 도시인의 초상화를 그린 ‘실존’(사진) 시리즈와 소나무와 인물을 그린 ‘소나무 숲에서’ 연작 등 30여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인체의 표정을 통해 깊이 있는 내면의 법칙을 이해하고 싶다고 한다. 인물의 손과 발, 몸통 등을 통해 삶의 메시지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제 가족과 이웃의 얼굴, 산에 올라 인상 깊게 보았던 소나무의 움직임을 주로 그렸습니다. 대상으로부터 받은 느낌을 놓치지 않고 바로 붓 끝에 옮기기 때문에 섬세한 묘사보다도 얼굴이나 나무속에 간직된 생명의 기운을 포착하는 데 신경을 썼지요. 특히 소나무를 관찰하면서 뻗어나간 가지의 모양과 바람에 흔들리는 움직임에 어떤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작가는 자주 접하는 사람들과 자연(소나무)을 반복해서 그리고, 그 안에서 시대의 보편성을 읽어내며, 그 각각이 지닌 시간과 기억의 지층을 관찰하려 한다. 인물과 자연이 저마다 끌어안고 있는 실존적 상황과 역사의 흔적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림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비밀스런 그림이다(02-720-8488).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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