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정부 여당도 ‘당황’

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정부 여당도 ‘당황’

기사승인 2013-05-29 17:10:01


[쿠키 사회] 경남도가 103년 역사의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해 보건의료노조와 야권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여권에서도 의료원 폐업을 비판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진주의료원은 29일 오전 9시 진주보건소에 폐업을 신고한 데 이어 오전 10시 박권범 원장 직무대행이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자로 폐업에 들어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남도와 보건의료노조·야권의 폐업을 둘러싼 지난 3개월 간 공방이 마침내 폐업으로 일단락됐다. 전국 공공의료원 중 기능전환 등의 계획이 전혀 없이 폐업하는 것은 진주의료원이 처음이다.

박 대행은 “경남도와 도의회에서 수십 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했지만 노조는 자구노력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려고 해 의료원 회생 가능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해 폐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오후 기자회견에서 “도의 부채가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사상 초유의 재정위기 상황이라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의료원 측은 남은 직원 70명에게 이날자로 해고 통보를 하고, 환자 3명에게 다른 병원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또 진주의료원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에 대해 퇴거명령을 내렸다.

보건의료노조와 야권은 도청사와 진주의료원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을 열어 폐업을 철회하고 재개원 할 것과 홍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야권과 연대해 6월 임시국회에서 청문회, 국정조사 등을 열어 이번 폐업 문제를 쟁점화하기로 했다. 도의회 야당의원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도 도의회에 제출된 의료원 해산 조례 저지를 천명했다.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조례안은 도의회에 상정돼 있으며 다음 달 임시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정치권도 잇따라 유감을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정부와 국회의 거듭된 정상화 요청에도 불구하고 폐업 조치를 강행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진영 복지부 장관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정부) 입장은 정상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폐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보조금 회수 및 국공립 혹은 도립병원으로의 재개원 같은 후속조치를 논의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도 그동안의 ‘불개입 원칙’을 접고 당이 홍 지사와 노조를 중재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도의회에서 조례 개정을 통한 해산까지는 가지 않고 있어 (당과 지자체가) 함께 검토해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보건복지부가 폐업 신고를 수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진주의료원의 폐업 철회를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진주의료원은 폐업이 아니라 정상화가 필요한 곳으로, 즉시 진주의료원을 바로 세울 방법을 논의할 장을 열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안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진주의료원 폐업은 환자의 생명과 노동자 고용문제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결정됐다”며 “보건의료 정책은 중차대한 문제로 단순히 효율성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유동근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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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동철 기자
yj3119@kmib.co.kr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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