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동산 오르는데 장비는 에베레스트…” 등산초보자, 현명한 등산 즐기려면?

“뒷동산 오르는데 장비는 에베레스트…” 등산초보자, 현명한 등산 즐기려면?

기사승인 2013-05-30 11:41:00

[쿠키 건강] #유모(44)씨는 늘어가는 나이로 서서히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운동의 필요성을 느낀 유씨는 최근 등산 동호회에 가입해 등산을 즐기게 됐다. 그러나 등산에 대한 재미와 더불어 등산 장비에도 하나, 둘씩 욕심이 더해가기 시작했고, 심지어 채 두 달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구입한 등산 용품만 해도 한 가득이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어김없이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가벼운 복장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요즘에는 뒷동산에 올라도 에베레스트에 가는 복장을 하는 이른바 ‘장비병’에 걸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장비병이란 취미생활 등에 필요 이상으로 장비를 구매하려는 심리를 빗댄 신조어로, 취미 삼아 또는 이제 막 운동을 접하는 초급의 단계에서 전문가들이나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나 용품들을 풀 세트로 완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과도한 장비 구매욕에 빠져 등산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 없이 장비들을 사놓기만 하고 결국 제대로 된 활용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것도 그저 무용지물이 되기 마련이다. 현명한 장비 선택과 등산 시 주의해야 할 부상을 숙지해 건강하고 즐거운 등산을 만끽하도록 하자.


◇기본 4대 등산장비 ‘등산복-등산화-등산가방-등산스틱’ 비싼 것 보다 현명하게 선택해야= 등산을 막 시작한 초보자의 경우 산행을 편하게만 여겨 일상복에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안전한 등산을 위해서는 등산 장비와 등산에 대한 올바른 상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등산의 4대 필수품은 등산복, 등산화, 등산가방, 등산스틱이다. 산은 높이와 지대에 따라 기온 차가 크고 기후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바람이 잦다. 따라서 바람을 막아줄 윈드자켓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윈드자켓은 방풍기능만 되는 것과 방수기능까지 갖춘 것 등 다양하지만 요즘 시중의 웬만한 일반 자켓들도 기본적인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굳이 고가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하의는 청바지와 면바지를 입고 가는 경우도 잦은데, 이는 땀의 흡수가 어렵고 잘 마르지 않아 옷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고 뻣뻣해 진다. 따라서 땀 흡수가 쉬운 나일론 등의 합성섬유나 스판으로 이뤄진 바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등산 양말을 고려해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 양말은 일반 양말과 달리 오래 걸을 때 발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발바닥 부분이 두껍고 다른 부분은 상대적으로 얇게 처리돼 있다. 때문에 평소 신는 운동화보다 새끼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울퉁불퉁한 돌이나 바위를 디디는 경우도 잦은 만큼 깔창 아래 부분은 탄력적이고 발목은 잘 잡아줘 발바닥 부담은 덜어주면서 더불어 발목 부상도 함께 막아주는 것이 좋다. 등산가방의 경우 가져가는 짐의 무게 등 산행 목적에 따라 적당한 크기와 무게의 제품을 골라야 하며 가방길이를 길게 하지 말고 등판에 꼭 맞게 착용해야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김동욱 서울척병원 관절외과 원장은 “등산 가방의 무게가 1㎏이 늘어나면 실제 무릎이 받는 하중의 무게는 5㎏ 정도이기 때문에 필요한 용품은 챙기되 가방의 무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며 “초보자들의 경우 등산 스틱을 사용하면 미끄러운 산행길의 균형을 잡는 것에 도움이 되고 무릎으로만 지탱해야 하는 하중을 상체에 분산시켜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비는 많을수록 좋다? 상황에 맞는 등산 장비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 결코 고가의 장비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또 많은 장비 착용이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본인의 실력에 맞는 등산 코스 선택과 이에 필요한 장비 착용이 이뤄져야 한다. 기본적인 등산 장비 외에 추가적인 등산 장비들은 등산 코스와 거리, 일정과 시간, 계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서도 산은 각 시즌마다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계절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여름과 겨울의 경우에는 필요로 하는 것이 각각 달라 사전 숙지가 필요하다. 먼저 덥고 습해서 지치기 쉬운 여름은 장비보다 탈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이나 수분이 많은 과일을 챙겨 틈틈이 수분을 보충하고 약간의 소금을 챙겨 염분을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비가 자주 내리고 땀도 많이 흘릴 수 있기 때문에 여벌의 양말과 옷, 가벼운 우비를 챙기는 것이 좋다. 땅이 얼어 낙상사고의 우려가 잦은 겨울에는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등산화에 아이젠을 장착하고, 눈이 신발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스패치를 착용해 동상으로부터 발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요즘에는 평일에도 직장생활 후 야간에 등산을 하는 일명 ‘야등’을 즐기는 경우도 잦다. 야간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어두운 산길을 비춰주는 헤드랜턴을 반드시 챙기고, 건전지가 닳을 경우를 대비해 여분의 건전지도 함께 챙겨두는 것이 현명하다.

◇욕심 버려야 장비병·등산부상 벗어나… 40~50대 등산객은 ‘척추관 협착증’ 주의 필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앞서는 초보자들의 경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장비병도, 등산 부상도 피할 수 있다. 특히 장비 욕심에 심지어 이것저것 용도를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도 잦은데, 심지어 완만한 산에서 필요치 않은 암벽 등산용 장비를 잘못 구매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 번에 등산용품을 전부 구매하기보다 하나씩 필요한 용품들을 따져가며 단품식으로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초보자의 경우에는 경사가 급한 암벽이나 처음부터 높은 산을 선택하기 보다는 1~2시간 안에 왕복할 수 있는 완만한 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산에서 일어나는 부상을 사전에 예방하고 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산은 기본적으로 오르내리며 몸의 체중이 허리나 무릎에 실려 관절에 크게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등산 전 스트레칭을 통해 충분히 몸을 풀어 관절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등산 시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것은 척추를 중심으로 운동이 진행되기 때문에 허리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주된 등산객 연령층인 40~50대의 경우에는 척추 안의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느끼게 되는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상기 노원척의원 척추외과 원장은 “척추관 협착증은 발생부위에 따라 경추관협착증(목부분)과 요추관협착증(허리부분)으로 나뉜다”며 “척추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부위의 유착을 제거하는 신경성형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경성형술은 비수술치료로 짧은 시간 극소의 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