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최근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지슬’이 한국영화 최초로 29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역사 속에 잊혀지는 듯 했던 4.3사건이 다시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동시에 오는 6월 연극 ‘순이 삼촌’이 관객을 찾을 예정이어서 4.3사건에 대한 이슈는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연극 ‘순이 삼촌’은 1978년에 발표된 현기영의 동명 중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금기처럼 여겨지던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문제삼은 이 작품은 당시 제주도 민중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30여년 전 4.3사건을 겪으며 두 아이를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던 순이 삼촌(제주에서는 촌수를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분 없이 삼촌이라 부른다)이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환청증세를 겪는 등 힘겨운 삶을 이어가다 결국 자살하고 마는 사건으로 사람들은 다시금 30여년 전의 참혹한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평범했던 누군가의 딸이자 남편에게 사랑받으며 화목한 가정을 꾸려오던 아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자식을 귀하게 키워온 어머니로서의 순이 삼촌이 사건을 겪으며 완전히 변화된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과거가 없이는 현재도 존재할 수 없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다양한 상징적 코드들이 작품이 표방하는 메시지의 심도를 더욱 심화시키지만, 젊은 세대들 역시 함께 공감할 수 있을만큼 젊은 감각도 엿보인다.
순이 삼촌 역은 수십 년의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양희경이 맡았다. 드라마 ‘아이리스2’를 통해 인기를 얻은 백성현이 작품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나’로 분하고, 아역출신 배우 오현철과 서지승 등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국민 아버지’로 불리는 탤런트 이순재는 예술감독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순이 삼촌’은 오는 6월 6일부터 30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관객과 소통한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닷컴을 통해 가능하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4.3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연극 ‘순이 삼촌’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