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최근 MBC <아빠 어디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이종혁의 아들 준수의 ‘셀프 이 뽑기’ 사진이 화제가 됐다. 문고리에 실을 묶어 혼자 뒷걸음치며 아랫니를 뽑았다는 것이다.
준수처럼 젖니를 집에서 뽑는 경우가 많다. 처음 치아가 흔들릴 때는 치과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몇 차례 젖니를 갈다 보면 집에서도 손쉽게 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흔들리는 치아를 뽑은 이후 정작 치아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아 결국 치과를 찾는 경우도 많다. 치아가 나오는 상황을 미리 점검하지 못한 채 너무 서둘러 뽑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흔들리는 젖니는 집에서 빼도 괜찮을까? 아니면 치과에서 뽑아야 할까?
김주형 지오치과 김포점 대표원장(교정과)은 “젖니는 시기와 순서에 맞춰 빠져야 영구치가 순서대로 나오고 공간 또한 확보가 가능하다”며 “흔들리는 치아를 집에서 빼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나 순서, 영구치 결손 등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젖니가 빠지는 시기에 치과검진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어차피 빠질 젖니? 무턱대고 뽑았다가 영구치 공간 확보 안돼= 아이들의 젖니는 어차피 빠질 이라고 생각하고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지만,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젖니는 음식을 씹거나 발음 등 치아의 기본 기능 외에도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확보하고 나올 길을 안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젖니를 갈 때는 영구치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순서에 맞춰 치아를 뽑고 영구치가 잘 나오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영구치가 올라오기 전에 젖니가 미리 빠지면 덧니 등 부정교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치아를 처음 갈기 시작하는 시기는 개인차가 있지만 대략 만 6~7세부터 젖니가 흔들려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한다. 보통 앞니, 작은 어금니, 송곳니 순으로 진행되는데 아래 앞니에서 시작해 위 앞니가 빠지고, 만 8~9세가 되면 전체 앞니가 영구치로 바뀐다. 다음에는 아래 송곳니가 빠지고 만 10~12세에 위 송곳니의 영구치가 나오는 순이다.
이처럼 순서에 맞게 빠지면 영구치 역시 순서대로 나오기 때문에 새 치아가 나오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젖니가 정상 시기보다 미리 빠지는 경우에는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오랜 기간 빈 공간으로 있게 돼 주변 치아들이 밀리고 정작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 결국 좁은 공간으로 나오는 영구치는 자리를 잘 못 잡아 덧니로 나오거나 비뚤어져 부정교합을 유발하게 된다. 덧니, 부정교합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젖니가 1순서대로 빠지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아직 뺄 때 아니어도 젖니 흔들릴 수 있어… 미리 빼도 영구치는 순서대로 나와= 젖니가 일찍 빠지는 경우는 적지 않다. 젖니에 심한 충치가 생기거나 치아가 흔들린다고 집에서 뽑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흔들리는 치아를 집에서 뽑을 경우 치과 검진이 이뤄지지 않아 영구치가 비뚤게 나올 때까지 방치하기 쉬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젖니는 치아가 흔들리면 빠질 때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흔들린다고 해서 무조건 치아를 뽑아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니다. 치아가 흔들리는 것은 영구치가 올라오면서 젖니를 밀어내기 때문인데, 이 때 옆에 맞닿아 있는 치아가 같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젖니보다 영구치가 크기 때문에 치아가 올라오면서 치아 두 개를 한 번에 건드려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치아가 흔들린다고 무조건 뽑게 되면 먼저 나온 영구치가 빈 공간으로 밀리고 이후 나올 영구치가 치아에 겹쳐 나오거나 덧니로 나와 부정교합이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치아가 바로 위쪽 송곳니다. 위쪽 송곳니는 젖니가 빠지면서 나오는 영구치 중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데 앞니나 작은 어금니가 빠질 때 같이 흔들려 미리 빼는 경우가 많다. 정작 송곳니 영구치가 나올 때는 공간이 없어 덧니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치과를 찾지 않고 집에서 흔들리는 젖니는 뽑는다면 치아 두 개를 연달아 빼거나 송곳니를 갈 시기 전 미리 빼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선천적으로 영구치 없는 경우 있어… 치아 갈기 전 점검 필요흔들리는 치아를 그냥 집에서 뽑는 것이 위험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선천적으로 영구치 결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영구치는 보통의 경우 사랑니를 제외하고 아래, 위 각각 14개씩 28개다. 생후 6개월 이후부터 나기 시작한 젖니는 만 6세경부터 빠지기 시작해 12~13세가 되면 28개의 영구치열이 완성된다. 그러나 영구치 결손은 이러한 정상 개수를 갖지 않는다. 젖니를 갈고 나와야 할 영구치가 선천적으로 없기 때문에 치아를 갈기 전 미리 점검이 필요하다. 영구치 결손은 인간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치아 발육 이상 중 하나로 한 두 개의 치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도가 심한 경우 6개 이상의 다수 치아가 결손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영구치 결손은 10% 정도로 추정한다. 하지만 본인이 영구치 결손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변 치아와 같이 흔들려 뽑는 경우 나올 영구치가 없기 때문에 치아가 없는 상태로 오랜 기간 지내야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젖니가 빠지는 만 6세 이후에는 치아 x-ray를 찍어 영구치가 제대로 나고 있는지를 확인해 영구치 결손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없는 경우 젖니를 뽑지 않고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젖니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없이 성인이 될 때까지 사용이 가능해 영구치 결손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젖니는 영구치보다 충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평소 양치질을 습관화하고 적어도 3~6개월에 한 번씩은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불소 도포를 통해 연약한 치아를 단단하고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계복 지오치과 수원점 원장(교정과)은 “젖니를 뽑기 전에는 새 치아가 잇몸 안에 자리하고 있는지, 얼마나 올라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뽑아야 한다”며 “검사 결과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결손이라면 젖니를 뽑지 않고 성인기까지 쓰기 위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젖니가 정상적인 시기보다 빨리 빠졌다면 간격 유지장치를 통해 치아가 나올 공간을 확보하고 교정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