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자가 판단으로 병 키우는 사람 많아… 질환 종류 따라 증상 비슷해도 치료법 전혀 다를 수 있어 ‘주의’
[쿠키 건강]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이제는 장소의 제한 없이 누구나 손쉽게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다. 하지만 반대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정보들은 신빙성이 없는 경우도 많고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시대를 만들기도 한다. 의학 정보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검색만으로 질환의 종류, 증상, 치료법, 생활습관까지 다방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을 찾기 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만을 통해 섣부른 자가 판단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질환의 종류는 원인과 증상, 사람의 체질 특성에 따라 무궁무진하고 그에 따른 치료법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비슷하면서도 다른 질환들은 섣부른 판단으로 적절치 못한 치료를 할 경우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염증 부위만 아프다면 퇴행성관절염, 전신이 다 아프다면 류마티스 관절염 의심해야= 나이가 들수록 관절 마디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프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무릎 관절은 가장 먼저 망가지는 부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노년층은 무릎 관절이 쑤시고 아플 때마다 ‘이 놈의 지긋지긋한 관절염’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 때 의미하는 관절염은 퇴행성관절염으로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60대 이상 노인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운동이나 외상으로 인한 젊은 층의 조기 퇴행성관절염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면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한 관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지만 심해지면 움직임이 없을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 초기에는 휴식과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염증이 생긴 부위에만 통증이 느껴지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지만 만약 온 몸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발생하지만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한다. 주로 손가락, 손목, 발가락 관절부터 시작해 병이 진행함에 따라 팔꿈치, 어깨, 발목, 무릎관절 모두를 침범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시작되면 통증과 함께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자고 일어난 아침에 가장 뻣뻣해 움직이기가 힘들다. 이러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보다는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치료의 핵심으로 주로 약물치료를 활용한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류마티스 관절염은 환자에 따라 경미한 관절염에서부터 심각한 관절 외 침범으로 인한 주요 장기 손상까지 그 정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걸을 때 통증 여부 따라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결과 달라질 수 있어= 허리는 인체의 대들보라 불릴 만큼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체와 하체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허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허리가 아프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디스크를 떠올린다. 허리디스크는 요추와 요추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disc)을 받치고 있는 인대 조직이 파열돼 추간판이 뒤로 밀려 그 후방에 위치한 신경근이나 척수경막을 압박해 생긴다. 심한 외상을 입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혹은 부적절한 자세로 강한 하중이 요추에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허리디스크의 특징은 단순히 허리에만 통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리, 엉덩이에까지 해당 신경의 분포 부위가 모두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통증이 심하지만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거나 코르셋 장착, 주사 요법 등을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3개월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비수술 요법인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만약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지고 기름기가 말라 척추 뼈 뒤쪽에 있는 신경통로가 좁아지는 병으로 주로 허리 등뼈에 많이 발생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누우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걷다 보면 점차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발생해 오래 걷지 못하게 된다. 6개월 이상 보존적인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감압적 수술이 불가피하다. 척추관 협착증의 수술은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인대 등을 충분히 절제해 감압시켜주는 것으로 만약 신경근의 문제가 있다면 추간공 확장술을 충분히 해 신경근이 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창우 원장은 “만약 정통적인 수술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라면 부분 마취 후 척추 내시경 방법을 이용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할 수 있는데, 수술경과에 따라 다음날 퇴원이 가능할 만큼 회복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