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왕’ 대상포진, 치료시기 놓치면 신경통으로 진행”

“‘통증의 왕’ 대상포진, 치료시기 놓치면 신경통으로 진행”

기사승인 2013-06-03 12:31:00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후 피부발진 있으면 대상포진 의심

[쿠키 건강] 대상포진 환자의 절반 이상이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이처럼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으로 유명한데 치료가 늦어질수록 몸 이곳저곳에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이 조기에 잘 조절되지 못하면 ‘통증의 왕’으로도 불리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통증이 무척 심하고 치료도 까다롭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상포진 절반 이상, 마약성 진통제 필요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 호소= 대한피부과학회가 2012년 전국 20개 대학병원에서 대상포진으로 치료 받은 환자 1만98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인 56.7%(1만1270명)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했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의 35.4%(7048명)는 치료 후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유증 중 가장 흔한 것은 통증(90.9%, 6409명)이었으며 각결막염 등 안구손상(392명), 청각이상 및 어지럼증(118명), 대소변이상(84명), 안면마비(45명)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대상포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등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주로 나타난다. 먼저 통증이 느껴진 후 피부에 붉은 반점이 신경 방향을 따라 나타나면 대상포진을 의심할 수 있다. 어릴 적 수두에 걸리면 수두바이러스가 신경계로 이동해 몸속에 잠복하게 되는데, 평소에는 우리 인체의 면역에 의해 억제돼 있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이 발생한다.

◇조기 치료 안 되면 통증 심해지고 만성 신경통으로 진행= 초기 증상은 얼핏 보면 감기와 비슷하다. 피부 발진이 생기기 전에는 온몸이 쑤시고 몸살에 걸린 것처럼 아프기 때문에 초기 감기 증상과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며 며칠 뒤 피부발진이 나타난다. 특히 대상포진은 척수신경의 분절을 따라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와도 증상이 유사해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김의석 고도일병원 원장은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전이라면 통증의 양상과 통증이 나타난 위치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대상포진은 단순한 근육통과는 달리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양상의 강한 통증이 신경이 주행하는 방향을 따라서 나타나고 통증이 발생한 지 수일에서 1주일 정도 지난 뒤 통증부위를 따라 피부발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만성 신경통은 불면증이나 우울감 유발하기도… 특수 치료로 통증 조절= 최근에 무리를 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때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급성 통증이 온 뒤에 포진이 띠 형태를 보이며 몸의 한쪽에서만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기에 병원을 찾아 항바이러스제를 적절히 투여하면 신경통으로의 이행을 줄일 수 있다.

김의석 원장은 “대상포진은 초기에 치료를 잘 받지 못하면 신경통으로 이행돼 심한 경우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극심한 통증 때문에 불면증이나 우울감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신경통으로 진행되면 옷이 피부를 살짝 스치기만 해도 자지러질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포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3~6개월 이상 지속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단한다. 이 경우 진통제 등의 단순 약물치료에는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근 주사 및 말초신경주사 등과 같은 특수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게 된다. 최근에는 손상된 신경에서 통증이 뇌로 전달되는 과정을 치료하는 최신 장비들도 개발돼 있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해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보면 좋다.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가 원인인 만큼 평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영양소 섭취를 꾸준히 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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