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화이트로 중동을 울린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중동에선 붉은 유니폼을 입지 못하는 이유

“오늘밤 화이트로 중동을 울린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중동에선 붉은 유니폼을 입지 못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3-06-04 00:21:01


[쿠키 스포츠] ‘한국 대표팀 흰색 징크스를 정조준하라’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오늘 밤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6차전에서 흰색 유니폼을 입는다. 상하의는 물론 양말과 속옷까지 흰색이다. 이유는 레바논이 자국 상징인 흰색을 버리고, 빨간 유니폼을 골랐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레바논 베이루트 호텔에서 열린 레바논 축구협회와의 논의에서 레바논은 빨간 상의와 빨간 하의 및 빨간 양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답게 레바논 전통의 홈경기 유니폼은 흰색이지만, 빨강을 택했다. 유니폼 색상은 경기가 치러지는 국가 대표팀이 먼저 고를 권한이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흰색을 골랐다. 한국은 지난해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에서도 흰색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테헤란에서 벌어진 경기였는데, 이란도 자국 전통의 흰색 유니폼을 버리고 빨강을 골랐다. 결과는 한국의 0-1 패배였다. 특히 이란 선수 1명이 퇴장당하는 등 대표팀은 수적 우위에도 맥을 못 썼다.

대표팀의 흰색 유니폼 징크스는 기록으로 입증된 결과다. 2001년부터 10년간 한국이 흰색 상의를 입고 나선 A매치에선 승률이 37%였다. 붉은 색 상의를 입었을 때 46%보다 낮다. 특히 상의뿐만 아니라 하의와 양말까지 ‘올 화이트’였을 땐 승률이 20%였다. 2승 5무 3패로 성적이 매우 저조했다.

월드컵 패배의 기록 뒤에도 어김없이 흰색 유니폼이 있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 좌절 뒤엔 우르과이에 맞선 하얀 한국팀이 있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 0-2로져 16강에 실패했는데, 이때도 양말까지 ‘올 화이트’였다.

흰색 징크스가 통하지 않을 때도 물론 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이다. 당시 월드컵팀은 흰색 상의를 입고도 포르투칼 이탈리아 스페인을 모조리 꺾고 4강에 올랐다(사진). 그땐 ‘백의민족’이란 게 당연해 보였다.

레바논에서 이번 유니폼 결정을 지켜본 협회 관계자는 “중동은 한국이 빨간 유니폼을 입고 선전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고 빨간 유니폼을 못 입게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한국 대표팀의 백색 투혼을 보여줄 경기는 우리 시간으로 5일 새벽 2시30분부터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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