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아침저녁이면 무더운 한낮을 피해 공원 등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격렬한 운동이나 달리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겐 파워워킹이 인기다. 파워워킹은 평소 쓰지 않던 근육도 사용할 수 있는 등 운동 강도가 높아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잘못된 걸음걸이로 걸으면 오히려 무릎 통증이 가중되면서 퇴행성관절염을 부추길 수 있다. 관절 건강을 지키면서 효과적으로 파워워킹을 하려면 편한 운동화도 필요하지만 걸음걸이와 자세 교정이 우선이다.
◇걸을 땐 발뒤꿈치-발바닥-엄지발가락 순으로 닿아야… 시속 6~8㎞의 빠른 속도로 걷기= 달리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걷기의 장점을 살린 파워워킹은 일반적인 걷기에 비해 많은 근육을 사용한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가슴을 편 자세로 복부에 힘을 준 다음 팔을 90도 각도로 구부리고 자연스럽게 흔들며 걸으면 된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걸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닿아야 하며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중심을 이동하고 마지막에는 발끝으로 땅을 차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나치게 큰 보폭으로 걷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 경우 고관절 부위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 부상을 당할 염려가 있는 만큼 다리를 빨리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속도는 시속 6~8㎞가 적당하다. 보통의 걸음이 시속 4㎞ 정도이므로 일반적인 걷기보다 조금 빠르게 걷는다는 느낌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이렇게 약간 빠른 속도로 걸으면 허리에서 종아리에 이르는 근육이 긴장되는 등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 체중이 실리면서 뼈에 적당한 압력이 가해져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포장된 길은 피한다. 딱딱한 바닥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흙길을 걷는 것이 좋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관절 변형 앞당겨… 관절염 환자는 일반적인 걷기로 허벅지 근육 강화= 이처럼 파워워킹은 다이어트에도 좋고 심폐지구력도 향상시키는 좋은 운동이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걸으면 금방 하체에 피로감을 줘 관절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바른 걸음은 양발 엄지발가락과 뒤꿈치 안쪽이 스칠 정도로 걸음을 옮기는 것인데, 걸으면서 골반이 회전하는 만큼 발이 바깥으로 약간 벌어지게 된다. 때문에 양 발 사이의 각도가 15도 미만이면 정상적인 걸음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팔자걸음이나 안짱걸음 등이 습관이 된 경우라면 장시간의 파워워킹으로 인해 관절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김성권 원장은 “팔자걸음이나 안짱걸음으로 걷는 사람이 평소 걸음걸이대로 파워워킹을 하면 무릎에 무리가 와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관절 변형을 앞당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팔자걸음은 발끝이 바깥쪽을 향하게 돼 고관절과 바깥쪽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는 걸음걸이다. 무게중심이 흐트러지면서 족부 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기 쉽고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교정하려면 의식적으로 평소보다 발을 모은다는 느낌으로 걷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걸을 때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게 하는 습관을 들인다.
이와 반대로 발을 안쪽으로 모아 걷는 안짱걸음은 무릎관절이 안쪽으로 휜 내반슬이 원인이다. 우리가 흔히 O다리라 말하는 내반슬은 평소 신발의 안쪽부터 닳는지 살펴보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안짱걸음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면서 걷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파워워킹이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은 아니다. 비만인 경우 파워워킹으로 인해 무릎 관절에 부하가 집중되면서 연골이 마모돼 관절염을 유발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도 무리한 파워워킹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낫다. 대신 강도를 조절한 걷기 운동은 필요하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강화해 무릎관절을 안정적으로 해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걷기가 도움이 된다. 1주일에 3일 이상, 하루에 30분 정도를 규칙적으로 걷는 정도가 적당하다. 경사가 심한 곳이나 계단, 울퉁불퉁한 길은 관절에 무리가 가므로 피하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